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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고쳐야 한다” 전교조 노동법 개정 투쟁

중앙일보 2013.02.27 00:34 종합 12면 지면보기
1999년 합법화 이후 14년 만에 노조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놓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노동법 개정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해직교사를 노조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지금의 노동조합법과 교원노조법이 노조의 단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국내 노동법 체계를 고려할 때 해직자를 노동조합에 가입시키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당 의원 통해 노조법 개정 추진
“인권 침해 소지” 인권위엔 진정
정부 “해직자 노조 가입 허용 안 돼”

 전교조는 26일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금지하는 노동조합법과 교원노조법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했다. 인권위는 2010년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 등을 근거로 “해직자와 구직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조 가입과 관련한) 단결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며 “해직자도 노조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28일 열리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야당 국회의원을 통해 교원노조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다음 달 노동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를 열고 의원입법 등을 통해 법 개정을 한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권혁태 노사협력정책관은 “해직교사 등 근로자가 아닌 사람이 사측(교육청)과 협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은 노조 설립에 대해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행동권을 얻으려면 별도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미국은 전국노사관계위원회(NLRB)의 심의를 거친 노조, 영국은 사측으로부터 승인받은 노조만 단체교섭을 할 수 있다. 노조 설립은 자유에 맡기되 사후 활동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자격 심사를 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한국은 요건을 갖춰 노조가 설립되면 바로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부여한다. 이 때문에 노조원의 자격 여부를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외부 세력이 개입해 노사관계를 훼방놓을 수 있다고 판단해 노조 가입 단계에서 강력하게 규제를 하고 있다”며 “반드시 외국에 맞춰 이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전교조 소속 해직교사는 약 20명이다. 대부분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법 개정, 대운하사업 반대 시국선언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가 해직됐다. 전교조는 이들에게 생활비 등으로 매월 1억5000만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길·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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