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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민주운동 ‘2·28 기념회관’ 내일 개관

중앙일보 2013.02.27 00:17 종합 18면 지면보기
대구시 남산동에 건립된 2·28 민주운동기념회관 전시실. 관람객이 시위 학생을 상징하는 동상을 쳐다보고 있다. [사진 대구시]


1960년 2월 28일 오후 1시5분. “와” 하는 함성과 함께 경북고 1, 2학년 학생들이 교문을 뛰쳐나왔다. 이들은 반월당 네거리를 거쳐 중구 포정동의 경북도청(현 경상감영공원)으로 행진했다.

독재정권 항거 53주년 맞아 명덕초교에 전시실 등 갖춰



경북여고·대구상고·대구농고 등 다른 7개 고교 학생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학생들은 경북도청 마당에서 “학원을 탄압 말라. 우리는 정당하다. 정의는 살아 있다”고 외쳤다. 경찰은 현장에서 학생들을 대거 체포했지만 사태가 번질 것을 우려해 대부분 석방했다. 바로 2·28 민주운동이다. 이들이 일어난 것은 당국이 일요일인 당일 등교를 지시해서다. 시험·영화관람·토끼사냥 등 황당한 이유를 내세웠다. 그날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야당의 선거유세장에 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분노했다. 전날 8개 국·공립 고교 대표들이 모여 시위를 계획했다. 이들은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해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는 결의문도 작성했다. 이 운동을 계기로 3·15 마산의거와 4·19혁명이 일어났고,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이 물러났다. 당시 대구상고 2학년으로 시위에 참가했던 이광조(72)씨는 “조직적으로 독재정권에 맞선 학생 저항운동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운동을 기리는 기념회관이 문을 연다.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53주년을 맞는 28일 기념식과 함께 기념회관을 개관한다. 회관은 당시 학생들의 집결지였던 반월당 네거리와 가까운 중구 남산동 명덕초등학교에 세워졌다.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에는 전시관, 기획전시실, 유아열람실, 어린이열람실, 2·28 특화자료실, 기념사업회 사무실 등이 있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횃불 모형과 태극기가 나타난다. 벽에는 교복과 교모를 착용한 학생들의 시위 모습이 새겨져 있다. 전시실 안에는 해방에서 2·28 민주운동이 일어나기까지 사회상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학생운동이 일어난 배경을 설명하는 것이다. 당시 사진과 2·28 운동 소식지인 ‘횃불’ 등 관련 자료도 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당시 경북도청에서 집회를 하는 모습을 담은 미니어처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도청 마당에서 시위를 하는 장면을 재현했다. “도지사는 나와라. 우리는 정당하다. 일요 등교의 폐습을 시정하라”는 구호도 들린다. 회관 앞 화단에는 당시 시위에 참가한 경북고·경북대사범대부설고·경북여고·대구고·대구공고·대구농림고·대구상고·대구여고 등 8개 학교의 교목인 느티나무·담쟁이·소나무·은행나무 등을 심어 놓았다. 앞서 1962년 명덕네거리에 2·28 학생의거 기념탑이 세워졌다가 90년 두류공원으로 옮겨졌다. 대구시는 이를 기념해 2003년 중구 공평동에 2·28기념 중앙공원을 만들었다.



 대구시 홍승활 자치행정국장은 “회관을 학생들의 현장학습과 관광객의 투어코스로 만들어 대구의 정신을 가르치는 교육장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 박명철(71) 의장은 “학생들이 불의에 굴하지 않고 자유와 정의를 외쳤다”며 “이는 우리 모두가 새겨야 할 ‘대구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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