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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최고점 일본 증시 전망

중앙일보 2013.02.27 00:16 경제 3면 지면보기
지난해 11월 일본 주식형펀드에 2000만원을 맡긴 직장인 최모씨는 수익률을 조회하다 깜짝 놀랐다. 3개월간 수익률이 무려 25%에 육박한 것. 최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여윳돈을 좀 더 투자할 걸 그랬다”고 아쉬워했다. 지난해 여름 대우증권의 엔화 약세랩에 가입한 김모씨의 수익률은 30%에 달한다.


“닛케이 1만3500 가능” VS “실적 저조한데 급등”

 일본 주가가 4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일본 투자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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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일본 주식형펀드로는 247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올 들어 해외 주식형펀드 중 자금이 순유입된 것은 일본 펀드와 동남아 펀드뿐이다. 중국 펀드의 경우 최근 중국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2100억원이 환매됐다. 일본 펀드는 수익률도 좋다. 최근 3개월간 평균수익률이 18.22%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6.12%)나 국내 주식형펀드(4.87%)를 훨씬 앞선다.



 일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도 늘면서 증권사는 발 빠르게 수수료 인하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증시 상승과 함께 엔저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미국 시장을 이용해 환차손을 피하는 투자도 인기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닛케이지수 추종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거나 미국 주식시장에 ADR(미국주식예탁증서) 형태로 상장된 일본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이용훈 과장은 “미국에 상장된 일본 관련 ETF나 일본 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가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 대비 엔화 변동을 헤지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엔저에 따른 일본 기업의 주가 상승 혜택을 환차손 없이 온전히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지수를 추종하는 EWJ나 EWV 같은 미국 ETF의 경우 거래량이 최근 크게 늘었다.



 하지만 선뜻 일본 투자에 뛰어들지 못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일본 트라우마’ 때문이다. 일본 주식형펀드는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한 해 수익률이 -40%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년 수익률이 반 토막 상태였다. 이탈리아 총선 악재에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인 26일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2.26%나 떨어져 1만1398.81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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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관심은 앞으로 전망에 쏠려 있다. 전문가는 당분간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삼성증권 허진욱 책임연구원은 “올해 말 달러 대비 95엔대, 내년 말에는 100엔대를 예상한다”며 “원화 대비 엔화는 2000년 이후 평균인 11 대 1에 근접하면서 당분간 원화 절상 추세는 진정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10 대 1 수준까지 원화가 절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윤기 대표는 “ 엔저가 계속되면 그동안 환율에 대해 온건한 주장을 이어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하게 되고 이는 한국 내수경기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엔저 가속화에 따라 엔캐리까지 활성화되면 아시아 금융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갈렸다. 낙관론의 근거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다. 동양증권 이철희 연구원은 “주가는 대내외적 리스크 요인이 나타날 때마다 조정을 보이겠만 일본 정부가 긴축 전환 시그널을 보내기 전까지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닛케이지수를 1만1500~1만3500, 2년 내 1만6000포인트까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반면 일본 실물경제의 회복 조짐이 더딘 점을 들어 비관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수석연구원은 “닛케이지수는 엔화 약세를 반영해 기업 실적에 앞서 급등한 상황”이라며 “일본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이 15% 불과해 엔화 약세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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