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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전주 여행 기사 눈길

중앙일보 2013.02.27 00:11 종합 18면 지면보기
뉴욕타임스가 ‘한식 식도락가들의 낙원’이라고 표현한 전주의 음식에 대한 기사와 사진. 전주 비빔밥은 야채, 콩나물, 당근, 버섯 등 신선하면서도 질 좋은 재료가 가득하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전주가 내 입맛을 버렸다-.”


“전주가 기자의 입맛을 버려놨다…
뉴욕 어느 한식당도 이젠 맛없어”

 최근 친구와 함께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인타운 식당을 찾았던 뉴욕타임스(NYT)의 세스쿠겔(Seth Kugel) 기자는 “전북 전주에서의 경험 때문에 더 이상 행복하지 못하다”는 도발적인 기사를 썼다. 그는 “번화한 뉴욕 식당에서 한식을 주문했지만 갈비는 질기고, 김치도 신선하지 않았다. 막걸리는 작은 병 하나가 20달러나 되지만 안주조차 없었다”며 “전주 음식이 내 입맛을 망쳐놓았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2일 발간된 신문에 ‘음식·역사가 가득한 도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가 털어놓은 사연은 이렇다.



 쿠겔 기자는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3시간 걸려 ‘식도락가의 낙원’이라는 전주를 찾았다. 콩나물국밥과 비빔밥·막걸리 등 진짜 한국음식을 발품 팔아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먼저 생선장수의 안내를 받아 남부시장의 콩나물국밥집에 갔다. 빈 상자가 가득 쌓여 있고 포장마차가 즐비하게 늘어선 좁은 골목길을 거쳐야 나오는 국밥집을 외국인이 찾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좁은 식당 안에 있는 10개의 플라스틱 의자 중 맨 끝자리를 겨우 차지하고 앉자 바로 코앞에서 고추를 썰고 파·마늘을 다져 국밥을 내놓았다. 단돈 4불74센트(5000원)를 내고 먹은 국밥은 배고픔과 차가움에 떤 몸을 따뜻하게 채워주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는 막걸리를 ‘숙취의 술’로 표현했다. 약간 달콤하면서도 우유 빛깔이 도는 이 곡주는 다음날 아침 숙취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 있지만 뿌리치기 힘든 매력을 지닌 술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뉴욕이나 서울에서는 안주로 스낵류가 나오지만, 전주에서는 족발·김치전 등 20~30여 가지 안주가 딸려 나와 공짜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주비빔밥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야채·콩나물·당근·버섯 등 재료는 신선하고 질이 좋다. 지역이 비옥한 토지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이들 전통비빔밥은 1만원 안팎이었다. 또 8500원에 떡갈비와 차·후식까지 나오는 저렴한 서비스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쿠겔 기자는 “주변의 한국인들이 ‘한식을 좋아한다면 전주를 가지 말라. 왜냐하면 다른 곳에서는 한국음식을 그만큼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는 경고를 입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해 400만 명 이상이 찾는 한옥마을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곳곳에 게스트하우스(한옥 민박)와 찻집·공방들이 있으며 비용이 저렴하고 주인들은 친절하다고 밝혔다. 또 태조 이성계의 어진(영정)을 보관하고 있는 경기전과 향교, 오목대 등 명소와 볼거리가 널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옥마을의 전통 건물을 외국인 방문객들도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로 된 안내 표지판이 있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제시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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