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인비, 넝쿨째 굴러온 첫승

중앙일보 2013.02.25 00:50 종합 28면 지면보기
박인비가 24일(한국시간) 끝난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파타야 AP=뉴시스]
“아직도 쇼킹해요.”


혼다 타일랜드 행운의 역전승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골프장 18번 홀(파5) 그린.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 박인비(25)는 혼다 LPGA 타일랜드 마지막 조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TV로 경기를 보고 있었다. 경기를 마친 박인비는 선두에 2타 차 뒤진 2위로 역전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



 그 순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투 온을 노린 단독 선두 아리야 주타누가른(18·태국)의 두 번째 샷이 벙커 턱 밑에 박혔다.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해 1벌타를 받은 주타누가른은 표정이 굳어졌다. 벙커에서 친 네 번째 샷마저 홀을 훌쩍 넘어 그린 뒤로 떨어지자 얼굴이 벌게졌다.



 지난해 말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Q스쿨에 수석 합격해 세 번째 프로 대회에 나선 주타누가른은 아직 어린 소녀였다. 퍼터로 친 다섯 번째 샷은 몇 바퀴 구르지 않고 프린지에 멈춰 섰다. 여섯 번째 퍼트도 홀 가까이 붙이지 못했다. 1m 남짓의 더블보기 퍼트를 넣으면 연장전. 하지만 이마저도 집어넣지 못한 소녀는 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언니 모리야(19)를 껴앉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자국 출신 첫 LPGA 투어 우승자를 기다리던 5000여 명의 태국 갤러리는 일순 침묵에 빠졌다.



 박인비가 올 시즌 처음 출전한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선물 같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종 합계 12언더파를 기록한 박인비는 주타누가른이 18번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1타 차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주 신지애(25·미래에셋)의 LPGA 개막전(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우승에 이은 한국 선수들의 2주 연속 쾌거였다.



주타누가른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주타누가른은 12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거침없이 우승컵을 향해 나아갔다. 박인비는 4타 차 단독 5위로 시작해 11번 홀까지 6타를 줄였지만 후반 1타를 잃고 경기를 마쳐 우승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모르는 경기였다.



 지난해 2승을 거두며 상금왕·최저타수상을 차지했던 박인비는 시즌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유소연(23·하나금융)은 마지막 날 4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0언더파로 청야니(23·대만),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 등과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23일 하나금융과 2년간의 스폰서 계약을 맺은 유소연은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새로운 스폰서를 만났으니 더 골프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