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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49조원 현금 곳간, 헤지펀드가 여나

중앙일보 2013.02.25 00:33 경제 4면 지면보기
데이비드 아인혼
“1370억 달러(약 149조원)가 들어 있는 애플 현금 창고의 열쇠를 주주들에게 쥐어 주려는 게 내 계획이다.”


정관개정 소송서 애플 패소
주주 배당금 지급 압력 커져

 헤지펀드 그린라이트캐피털의 데이비드 아인혼 회장이 애플 주주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아인혼의 그런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다”고 24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미국 법원이 지난 주말 애플 경영진의 정관개정을 금지한 덕분이다. 그는 애플 경영진이 27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있는 우선주 발행 조항을 삭제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냈었다.



 법원 결정이 없었다면 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뻔했다. 그는 이른바 ‘iPrefs(애플 우선주)’ 발행을 주장하며 팀 쿡 최고경영자(CEO)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애플 경영진이 케이크(현금)를 계속 갖고 있길 원한다면 주주들도 그것을 맛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은 매년 2달러씩 배당을 하는 액면가 50달러짜리 우선주를 발행해야 한다”며 “내 말대로 배당을 늘리고 우선주를 발행하면 주가가 150달러 상승할 수 있다”고도 했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불만이 쌓인 주주들에게 솔깃한 얘기다. 그의 말대로 된다면 애플 주가는 600달러 선에 이를 수 있다.



 아인혼은 쿡의 가장 아픈 곳도 찔렀다. 그는 “애플이 해외에 묻어둔 현금을 미국에 반입해 세금을 온전히 내야 한다”며 “그러더라도 840억 달러가 남아 주당 89달러를 배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쿡 CEO는 아인혼의 주장을 ‘유치한 촌극’이라며 일축했다. 쿡은 “애플이 주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승부의 열쇠는 주주들의 손에 들어 있다. 27일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아인혼의 손을 들어주면 애플은 우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사내 쌓아둔 현금 자산을 주주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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