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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북한, 전 세계를 시험하다

중앙일보 2013.02.25 00:29 종합 33면 지면보기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전 주한미국대사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지금까지 했던 것 중에서 가장 위험스럽다.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살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어떤지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이 이 문제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지켜보면 앞으로 어떤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다.



 북한은 시험 일정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핵무기 제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 북한 선전 매체에서 대미 공격이 증가하고 있음을 볼 때 이는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소년 독재자 김정은과 그의 충복들이 김씨 왕조의 전통적인 선군정책보다 경제개발에 더 관심을 보일 것이란 희망은 사라졌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은 그래서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43년 전 생긴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시험한다. NPT의 목적은 “핵무기와 무기기술 확산을 방지하고,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을 증진하며, 핵 군비축소 및 전반적이고 완전한 군축을 이루는 것”이다. 북한과 이란 등 2개국이 핵 보유국에 추가 합류하는 것쯤은 별 게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핵무기와 관련해선 1개국이 추가되는 것도 과하다.



 3차 핵실험은 전 세계가 북한의 핵 야망을 말로만 비난하는 수준을 넘어 공동으로 대처하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 있는지도 시험한다. 북한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자신들을 외부에서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에 외교적 압박을 공고히 해서 고립시키겠다고 위협하는 것도 별 효과가 없다. 왜냐하면 고립이야말로 북한이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 필요한 것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행동 프로그램의 공동 실행이다.



 경제제재만으로는 이미 지구상에서 가장 제재를 많이 받고 있는 이 나라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하는 것은 왜 이런 제재가 여태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만 낳게 할 뿐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행정부는 크고 작은 나라들에 북핵과 관련해 할 말을 하라고 권장해 왔다. 어떤 특정 국가도 단독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여러 나라에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 정권에 대한 제재를 하게 하도록 권장하는 것만으론 우리가 얻어야 할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지 못한다. 북한으로부터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미국과의 관계·태도와 상관없이 이를 지적하는 데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게 마련이다.



 협상을 더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다행히 이런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소수지만 말이다. 사실 협상의 문은 계속 열어둬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협상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찾는 일이라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 북한은 2003년 시작된 6자회담 동안 평화협정, 경제·에너지 협력, 지역기구 가입 등 협상 테이블에 제시된 모든 제안을 살펴본 뒤 협상장을 빠져나갔다. 마찬가지로 북한도 적대행위와의 교환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에 몇 년간 대북 적대행위 종식을 주장했지만 결국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이를 철회했다. 이러한 제안들은 여전히 먼지를 뒤집어쓴 채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지만 이를 추진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결정이다.



 마지막으로, 진짜 시험은 다른 나라는 별로 할 게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이 어떻게 할 것이냐다. 누구도 중국이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론 보진 않는다. 하지만 전 세계는 중국이 앞으로 어떤 종류의 국제사회 멤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로서 중국과 그 새로운 지도부를 지켜보고 있다. @Project Syndicate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전 주한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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