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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세 없는 복지 없다는 경제학자들의 충고

중앙일보 2013.02.25 00:28 종합 34면 지면보기
지난 주말 끝난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경제학자들은 “전면적인 세제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복지공약 이행 비용을 마련하려면 세출 조정이나 지하경제 축소로 해소될 문제가 아니며, 보편적 과세 없이는 복지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그렇지 않아도 인수위가 공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추가 자금이 135조원이라고 발표하면서도 재원대책을 내놓지 못한 데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그동안 증세 없이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고 줄곧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세출 조정과 비과세·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로 가능하다면 인수위가 50일 가까이 활동하면서 재원 대책을 내놓지 못할 사정이 대체 무엇인가.



 박근혜 정부가 공약을 이행하겠다면 그 방안은 경제학자들 지적대로 국채 발행 아니면 증세다. 하지만 국채 발행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안기는 데다 재정 건전성을 크게 해치기 때문에 증세가 옳은 방안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증세를 주창하는 건 결코 아니다. 증세가 아니면 복지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을 지적할 뿐이다. 담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선 가장 낮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의 비중도 꼴찌임에는 분명하다. 그래서 복지를 늘릴 필요도 있고, 증세의 여지도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증세로 인한 국민경제적 충격을 깊이 감안해야 한다. 상당한 조세저항이 우려될 뿐 아니라 민간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조만간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다. 복지를 늘리기 위해 전면적 세제개편을 통해 보편적 증세를 할 것이냐, 아니면 현행 세율을 유지하면서 조달 가능한 재원 범위 내에서 복지공약을 재조정하느냐다. 우리는 복지 로드맵의 재조정이 옳다고 본다.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한 후 그 범위 내에서 복지공약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증세 없는 복지 증대는 없다는 경제학자들의 고언을 박 정부가 유념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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