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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열기, 유소년 팀에도 활력을”

중앙일보 2013.02.25 00:20 종합 16면 지면보기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베이스볼페어에 마련된 타격 존에서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이 멘토리 야구단 김동현(11)군의 타격 자세를 교정해 주고 있다. 양준혁 야구재단은 다문화 가정 등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서울·성남에서 멘토리 야구단을 운영 중이다. [김경빈 기자]


“배트 짧게 잡고, 딱 한 박자만 빨리!”

양준혁 재단 멘토리 야구단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
“박찬호 선수 해설 기다려져요”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야구용품박람회(제1회 코리아베이스볼페어) 행사장 내 타격 체험존. 전 프로야구 선수 양준혁(44·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씨가 타격 지도를 받기 위해 타석에 들어선 강태욱(12·서울 구일초)군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강군은 양준혁 야구재단이 운영하는 다문화가정 소년 등으로 구성된 ‘멘토리 야구단’ 소속(서울팀) 기대주다. 2011년 11월 서울 멘토리(단원 25명)를 시발로, 지난해 4월 성남 피망 멘토리(19명)가 설립됐다. 오는 28일 양주 KSD 멘토리(25명) 창단을 앞두고 있다. 이날 강군을 포함해 서울과 성남 멘토리 단원 20여 명이 파란색 야구점퍼에 흰색 유니폼을 입고 박람회에 참석한 거였다. 멘토리는 ‘멘토’의 제자를 뜻한다.



 강군은 아버지가 몽골 사람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다. 그는 매주 일요일 오후 1시30분이면 어김없이 경기도 성남의 모란야구장으로 간다. 야구단 친구들과 캐치볼·수비·타격 등을 4시간가량 연습한다. 연습이 없는 날에도 매일 2시간씩 동그란 표지 안에 50~60회씩 공을 던진다. 투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유격수나 투수로 활약하는 게 꿈이다. 강군은 “야구를 하는 틈틈이 팀원들로부터 다양한 나라의 얘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성남 멘토리의 주장 박준성(12·성남북초)군은 “아빠와 동네 야구를 하다가 여기 와서 공 잡는 법 등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시 배우면서 진짜 야구를 알게 됐다”고 했다. 김동현(11·경기 계남초)군도 “예전에 다니던 야구교실은 회비가 한 달에 20만원이나 했다”며 “여긴 회비도 없고 훨씬 재미있다”고 했다.



 서울과 성남 연합팀은 지난달 19일 일본 후쿠오카(福岡)로 날아가 그곳 유소년 야구단 디어스와 친선경기도 가졌다. 결과는 6-9 패. 양준혁 이사장은 “일본 리틀 야구단은 일주일에 4~5번씩 모여서 연습을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못해 실력 차이가 난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우리의 목적은 선수 양성보다는 야구를 통한 인성교육”이라고 말했다.



 멘토리 야구단원들이 다음 달 2일부터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거는 기대는 대단했다. 신동범(13·서울 신관중)군은 “어머니가 일본 분인데도 꼭 한국이 일본을 꺾고 우승하길 바란다고 했다”며 “이웃 주민들이랑 모여서 경기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성군도 “WBC 방송 해설을 맡은 박찬호 선수가 워낙 입담이 좋기 때문에 기대된다”고 거들었다. 양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워낙 큰 경기와 단기전에 강하기 때문에 4강 이상은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WBC의 열기가 유소년 야구단에도 기를 불어넣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왔다. 오종규(35) 양준혁 야구재단 본부장은 “스폰서 역할을 했던 후원 회사가 자금 사정으로 지원을 중단한다고 통보해 왔다”며 “유소년 야구 육성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단체의 후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민경원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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