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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따라 168가지로 바뀌는 ‘변신 드라이버’ 발명

중앙선데이 2013.02.24 01:10 311호 21면 지면보기
셀프 튜닝(Self Tuning). 올 시즌 드라이버 시장의 가장 큰 화두다. 드라이버 시장에서는 골퍼의 몸 컨디션이나 날씨 등에 따라 로프트(공에 맞는 클럽 면의 기울기) 각도를 작게는 1도에서 크게는 4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왔다. 헤드 페이스도 드로·중립·페이드 등으로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상황에 맞춰 기능을 바꿀 수 있는 ‘변신 드라이버’인 셈이다.

‘테일러메이드’ 최고기술책임자, 베노아 빈센트

기술 개발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은 베노아 빈센트(53·프랑스·사진) 테일러메이드 최고기술책임자(Chief Technical Officer)다. 중앙SUNDAY는 얼마 전 한국을 찾은 빈센트를 만나 클럽의 개발 과정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독일 국경에 가까운 프랑스 북부 스트라스부르 출신인 그는 유년 시절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흠모하며 성장했다. 아인슈타인 생가가 그의 집에서 멀지 않았고, 그의 스토리를 들으며 과학자의 꿈을 꾸게 됐다.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에 국비 장학생으로 입학해 진동 역학을 전공한 그는 항공 엔진 개발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1989년 자리를 박차고 나와 테일러메이드에 입사했다. 그는 “항공 엔진 개발에는 30년이 걸린다. 반면 클럽은 2년 주기로 혁신적인 개발이 이어진다”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01년 빅 히트작 R300 시리즈를 개발했다. 2002년에는 헤드 페이스의 유효 타구면을 확장시킨 역원추형 기술(ICT: Inverted Cone Face)이 도입된 R500 시리즈를 연달아 히트시켰다. 테일러메이드의 핵심 기술력으로 평가받는 무게중심 이동 기술, 로프트각 조정 기술, 페이스 앵글 조정 기술도 모두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특히 역원추형 기술과 무게중심 이동 기술은 ‘드라이버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필요는 발명의 아버지다. 늘 주말 골퍼들의 입장에서 더 재미있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장비를 고민한다. 동료와 이야기하다가도 발상이 떠오르면 바로 개발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셀프 튜닝 드라이버는 그의 최대 야심작이다. 2004년 드라이버에 장착된 4개의 웨이트 카트리지로 론치 각도 등을 바꿀 수 있도록 한 최초의 셀프 튜닝 드라이버 R7 쿼드(2004년)를 개발한 그는 R9(2009년), R11(2011년)로 진화된 튜닝 기술을 선보였다. 올해는 1개의 드라이버로 168가지 조합이 가능한 R1을 들고 나왔다. 그는 “R1은 기존 셀프 튜닝 드라이버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제품”이라며 “무게·로프트·페이스앵글 등을 모두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제품으로 다른 제품에 비해 조절 폭도 월등해 다양한 골퍼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테일러메이드 본사에서 근무하는 그는 하루 12시간 정도를 책상 앞에서 보낸다. 쉬는 시간에도 기술과학 논문이나 책을 읽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게 취미다. 빈센트는 “골프 클럽의 혁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년 안에 더 깜짝 놀랄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아직 20야드 정도 더 거리를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미래의 클럽은 더 쉽고, 즐겁게 칠 수 있는 제품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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