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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중앙선데이 2013.02.24 02:40 311호 31면 지면보기
중국 춘추전국시대는 전쟁의 연속이었다. 병법에 대한 연구도 깊었다. 여러 병서가 제시하는 최고의 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었다.

攻心<공심>

『손자병법(孫子兵法)』의 모공(謀攻)편은 이렇게 말한다.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자는 최고 뛰어난 자라고 할 수 없다(百戰百勝,非善之善者也).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야말로 최고 중 최고다(不戰而屈人之兵,善之善者也)’. 창과 칼을 들지 않고도 적군을 물리치거나 투항시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병법이라는 얘기다.

어떻게 하면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을까. 손자는 “전쟁에서 최상책은 모략으로 이기는 것이고, 차선책은 외교로 이기는 것이다(上兵伐謀, 其次伐交)”라고 했다. 그 다음은 적의 병력을 무력화하는 것이며, 성을 공격하는 것은 최하책이다(其次伐兵,其下攻城). 무기를 들기 전에 충분히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라는 충고이기도 하다. 손자는 “공성의 방법은 부득이한 것(攻城之法, 爲不得已)”이라며 평화적 해결방안이 모두 무산됐을 때 어쩔 수 없이 전면전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손자가 평화주의라는 얘기를 듣는 이유다.

그래도 전쟁을 안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손자는 일단 전쟁을 하게 되면 속전속결로 끝내야지 지구전은 이롭지 못하다(兵貴勝,不貴久)고 했다. 전쟁은 백성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겨 읽는 『삼국지』에는 ‘마음을 공격한다’라는 뜻의 ‘공심(攻心)’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남방 출정을 앞둔 제갈량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마속(馬謖)에게 방법을 묻는다. 마속이 답해 이르기를 ‘적의 마음을 치는 것이 상책이고, 성을 공격하는 것은 하책이다(攻心爲上,攻城爲下)’라고 했다. ‘심리전이 상책이고, 병력을 동원해 싸우는 것은 하책(心戰爲上,兵戰爲下)’이라는 설명이었다. 제갈량은 마속의 뜻에 따라 남방의 적장 맹획(孟獲)을 일곱 번이나 사로잡고 풀어줬다. 그래서 나온 말이 바로 ‘칠종칠금(七從七擒)’이다. 제갈량은 마음을 굴복시킬 수 있었기에 남방을 실질적으로 정복할 수 있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게 냉철함이다. 모략과 외교, 공심….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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