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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이 자식을…" 억만장자, 기부 이유가 걸작

중앙일보 2013.02.21 01:11 종합 2면 지면보기
억만장자들의 기부 도미노가 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블라디미르 포타닌 러시아 인테로스 그룹 회장 등 세계적인 부호 12명과 그의 배우자들이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 새로 참여했다”고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새 서약자 12명의 재산은 610억 달러 규모다.


“나는 기부한다, 많은 돈이 자식 망칠까 봐”
러 재벌 포타닌 등 억만장자 12명
빌 게이츠 ‘사회환원’에 새로 동참
총 104명 서약 … 재산 합계 540조원

 기부서약(기빙 플레지)은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시작한 ‘재산의 사회환원 약속’이다. 이날 새 참여자까지 억만장자 104명이 서명했다. 이들의 재산을 모두 합하면 5000억 달러(약 540조원)에 이른다.





서약자들은 생전이나 사후에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적어도 2500억 달러가 순차적으로 사회에 환원되는 셈이다. 그들은 해마다 재산의 일정 부분을 내놓는다. 버핏의 경우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주식을 빌 게이츠의 자선재단에 기탁했다.



 FT 등은 “기존 서약자들은 대부분 미국인이었다”며 “최근 러시아·인도·우크라이나·말레이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가 부호들이 대거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아짐 프렘지 위프로테크놀로지 회장이 그런 경우다.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용유 회사인 위프로를 넘겨받아 세계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키웠다. 인도 3위 IT 업체를 운영하면서도 ‘짠돌이’로 유명한 그는 사재 20억 달러를 넣은 재단을 만들어 저소득층의 교육 등을 지원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아예 전 재산(122억 달러) 중 절반 이상을 내놓기로 했다.



 러시아의 4대 부호 블라디미르 포타닌 인테로스 그룹 회장도 서약에 동참했다. 포타닌 회장은 러시아 광산재벌로 유명하다. 그는 재산 178억 달러 중 대부분을 사회로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밝힌 이유가 걸작이다. “자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너무 많은 돈 때문에 내 아이들이 인생에서 뭔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꿈조차 꾸지 않을까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버진그룹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은 취미로 우주선을 제작해 이름을 떨쳤던 인물이다. 그도 죽기 전에 재산(42억 달러)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서약했다. 그는 “물질로는 행복을 얻을 수 없다. 가족과 친구, 건강, 만족 등이 더 중요하며 기부는 여기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통 큰’ 기부 행렬에 동참한 부호는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독일 SAP의 하소 플래트너 공동 창업자, 남아공 광산업체인 아프리카에린보미네랄(ARM)의 패트리스 모체페 회장, 말레이시아 버자야 그룹의 탄스리빈센트 탄 회장 등이다. 또 아프리카 수단의 이동통신 갑부 모 이브라힘, 호주 광산재벌 포트스쿠메탈의 앤드루 포리스트 최고경영자(CEO), 우크라이나 철강회사 인터파이프의 빅토르 핀추크 창업자 등도 눈에 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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