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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술 적극 활용…공격형 태권도로 진화

중앙일보 2013.02.21 00:48 종합 27면 지면보기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19일 경기도 성남시 소재 연맹 사무실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조 총재는 태권도의 공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임현동 기자]
“2012 런던올림픽을 통해 보여준 환골탈태의 노력은 태권도에 ‘제2의 르네상스’를 불러올 것입니다.”


올림픽 잔류 이끈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공정성·흥미, 함께 높이는 게 숙제
컬러 도복으로 주목도 높일 것
2020년 이후 올림픽 안심 못해

 조정원(66)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태권도가 2020년 여름 올림픽 핵심 종목(Core Sports)에 포함되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태권도는 근대5종과 함께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WTF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변화의 노력 끝에 퇴출 위기를 벗어났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6대회 연속으로 정식 종목의 지위를 누리게 됐다.



 19일 만난 조 총재는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살아남은 건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기에 만족해선 곤란하다”면서 “태권도는 더욱 세련되고 흥미로운 종목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올림픽 잔류 소식을 접했을 때 심정은.



 “기쁘다는 생각조차도 하지 못했다. 그간의 여러 가지 노력들, 함께 고생한 이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만감이 교차했다.



 - 태권도가 올림픽 퇴출 위기를 극복한 비결은.



 “그간 태권도에 쏟아진 우려와 비난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대신 ‘런던올림픽 무대에서 달라진 태권도를 선보인다’는 각오 아래 묵묵히 변화와 개혁을 추진했다. 실제로 런던 올림픽은 태권도에 대한 부당한 선입견을 해소하는 장이 됐다.”



 WTF는 ‘태권도는 경기 방식이 단조롭고 판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조 총재의 주도로 2004년 10월 개혁위원회를 만들어 경기 진행과 채점 방식을 재검토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전자호구 도입, 실시간 비디오 판독, 점수 세분화 등 주목할 만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



 -‘올림픽 핵심 종목’이 영구적인 정식 종목을 의미하나.



 “그렇지 않다. 올림픽 핵심 종목 지정과 관련한 최종 결정은 9월 IOC 총회에서 내려진다. 또한 이번에 결정한 핵심 종목은 2020년 여름 올림픽만을 대상으로 하며, 2024년 올림픽에 대해서는 추후에 정식 종목 지정이 다시 이뤄진다. 아직 조심스러운 단계다.”





 (IOC 집행위원회를 앞두고 일부 외신은 ‘핵심 종목으로 지정된 스포츠들은 향후 올림픽 무대에서 영구적으로 정식 종목의 지위를 얻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자 IOC는 ‘2020년 이후 올림픽의 정식 종목 선정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 태권도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은.



 “태권도에는 서로 다른 세 가지 가치가 공존한다. 무도로서의 태권도는 한결같아야 한다. 공격보다 방어를 우선하고, 상대를 존중한다는 기본 전제가 유지되어야 한다. 반면 스포츠 태권도는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더 재미있고 박진감이 넘쳐야 한다. 퍼포먼스 공연 형태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문화 태권도의 경우 친숙도를 높이는 게 과제다. ”



 - 스포츠 태권도는 어떻게 달라지나.



 “공정성과 흥미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전자호구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유럽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스위스 공과대학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헤드기어에도 센서를 부착하고, 정사각형 형태의 경기장을 8각형으로 바꿔 공격적인 경기 흐름을 유도할 생각이다. 손기술의 활용 빈도를 높일 방법을 마련하는 한편 태권도복의 색상과 소재를 개선해 주목도와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연구 중이다.”



 - WTF의 수장으로서 남은 과제가 있다면.



 “그간 WTF를 이끌며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당면 과제는 역시나 태권도를 올림픽 무대에서 각광받는 종목으로 키워 내는 일이다. 장기적으로는 패럴림픽과 커먼웰스 게임(영연방경기대회)에 태권도를 포함시켜 글로벌 스포츠 종합대회에서 ‘정식 종목 그랜드슬램’을 이루고 싶다.”



글=송지훈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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