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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타이어 닮은 ‘SUV 등산화’ 시대

중앙일보 2013.02.15 04:00 Week& 7면 지면보기
매니어들이 즐기던 암벽 등반이 대중 속의 ‘극한 스포츠’로 진화 중이다. 스포츠 브랜드도 등산용품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길 험할 수록 진가 …
진화하는 등산화, 타이어 기술과 접목



국내 소비자에게 ‘운동화 브랜드’로 알려진 ‘아디다스’가 등산화를 내놨다. ‘운동화를 비롯한 스포츠 용품 브랜드가 등산화?’라며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겠다. 이런 의아함 때문일까. 이 브랜드는 새 신발을 4주 동안 신어보고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으면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행사도 시작한다. 오늘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한 달 동안이다. ‘불만족 시 교환’이란 마케팅 방법은 홈쇼핑에선 이따금씩 벌어지지만 의류 등 업계에선 드문 일이다.



강승민 기자



지난달 14일, 독일에 본사를 둔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새 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테렉스 솔로 스텔스’라는 신제품 신발 출시 행사였다.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블룸버그는 행사를 상세하게 전했다. 제품 한 종류가 새로 나왔다는 사실을, 그것도 출시 예정일인 올 7월까지 몇 달씩 남았는데도 자세한 소식을 전하는 이례적인 보도 태도를 보였다. 블룸버그는 이 회사 아웃도어 부문 사장인 롤프 라인슈미트와 인터뷰해 “한국·일본 소비자들은 혁신적이고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최근 수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온 한국 시장의 아웃도어 패션 붐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라인슈미트는 “세계시장을 통틀어 아웃도어 분야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서 야외나 실내에서 즐기는 암벽등반과 맨손 암벽등반 등이 매우(considerably)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디다스의 아웃도어 분야 매출은 2011년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금액으론 3억 유로(약 4500억원) 정도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40억 유로 (약 21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아이다스 브랜드 전체에 비하면 아직은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이다. 라인슈미트는 “이 분야 매출을 2015년까지 전체의 2.9%인 5억 유로(약 7500억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공언하며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아디다스 코리아도 지난해 ‘테렉스 패스트 R 고어미드’란 제품을 내놨다. 25만9000원짜리 ‘등산화’다. 270mm 기준으로 신발 무게는 425g이다. 업체에 따르면 “뛰어난 기능성과 접지력을 갖췄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나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등반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타이어 전문 브랜드인 ‘컨티넨탈’과 함께 신발을 제작해 “발이 땅에 닿는 부분이 마치 고성능 타이어와 같다”는 게 이 브랜드의 주장이다. 컨티넨탈이 특허를 갖고 있는 합성고무 소재 ‘트랙션’으로 등산화 밑창을 만들었다. 여기에 아디다스가 신발을 디자인할 때 쓰는 ‘3D 포모션’이란 기술이 발꿈치에서 발가락까지 내딛는 속도를 줄여주기 때문에 울퉁불퉁한 지면을 걸을 때 받는 충격을 고르게 분산시킨다고 한다. 이 회사 브랜드 디렉터 강형근 상무는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강 상무는 “‘4주 체험 후 불만족 시 100% 교환 보장’이란 프로그램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테렉스’ 시리즈의 등산화 구입 후 교환이 가능한 불만족 항목은 착용감·쿠셔닝·접지력 등 세 가지다. 이 중 단 한 개 항목이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교환에 아무런 조건이 없다. 구입 후 1주일 이내에 제품을 살 때 받은 ‘교환사유서’에 교환 이유와 제품에 대한 의견 등을 적어 영수증과 함께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단, 색상이나 디자인에 대한 불만은 교환 조건이 아니다. 구입한 등산화보다 싼 제품으로 교환할 경우 차액은 돌려주고, 비싼 제품으로 바꿀 땐 돈을 더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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