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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운영 덕평휴게소의 진화

중앙일보 2013.02.15 00:46 경제 6면 지면보기
경기도 이천시 영동고속도로 덕평자연휴게소에 있는 의류 쇼핑몰. 덕평휴게소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가운데 처음으로 의류 브랜드를 유치해 한 해 3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왼쪽 사진). 고객 서비스도 강화했다. 휴게소 이용객들이 최근 내린 눈을 모아 만든 눈썰매장에서 미끄럼을 타고 있다. [사진 덕평랜드]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1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있는 영동고속도로 덕평자연휴게소는 수천 대의 차량으로 붐볐다. 화장실에 들르거나 자동차에 기름을 넣는 것은 기본. 그런데 덕평휴게소엔 이런 차원을 뛰어넘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원목과 유리로 된 건물, 소나무와 멋스러운 벤치가 있는 공원 등 첫인상부터 휴게소라기보다 고급스러운 노천 카페 같은 분위기다.

기업 마인드 접목 … 매출 해마다 100억씩 늘어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에 사는 이석호(39)씨는 “강원도 횡성에 있는 고향에서 명절을 쇠고 돌아가는 길에 산책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가족과 함께 1㎞ 남짓한 휴게소 옆 ‘덕평숲길’을 거닐었다. 그는 “2∼3년 전부터 이곳에 들르는 게 마치 필수 코스처럼 됐다”고 덧붙였다.



 의류 브랜드 19개가 입점한 쇼핑몰도 성황이었다. 인근 이천시 부발읍에 산다는 김미영(39·여)씨는 “아웃도어 옷값이 저렴해 가끔 이곳을 찾는다”며 “통행요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휴게소 사업을 총괄하는 덕평랜드 최동욱(48) 상무는 “얼마 전엔 경북 영주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수십 명이 찾아오기도 했다”며 “이처럼 덕평휴게소를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로 찾는 손님이 전체 이용객(1200만여 명)의 8%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덕평휴게소는 코오롱그룹이 한국도로공사에서 18만8000㎡(약 5만7000평) 부지를 빌려 2007년 4월 개장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눈부신 성장세. 지난해 이곳을 찾은 이용객은 1200만여 명, 매출은 507억원이었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72곳의 평균 매출이 61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예사롭지 않은 실적이다.



 2009년 204억원 이래 324억원(2010년)→420억원(2011년)→507억원(2012년) 등 매해 ‘100억원 단위’로 매출이 급증했다. 기업 특유의 마케팅 마인드를 발휘해 휴게소 최초로 쇼핑몰을 만든 게 매출 1위의 1등 공신이다. 요즘은 중국과 베트남·카자흐스탄 등에서 벤치마킹을 할 만큼 유명해졌다.



 최 상무는 “휴게소를 잠시 들르는 곳이 아니라 ‘찾아오는 곳’이라는 마인드로 접근했다”며 “한 번 찾은 손님이 다시 올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시설과 서비스를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투자금액이 480억원. 허브공원이나 산책길을 만드는 것이 수십억원대 투자라면 작은 공간에도 섬세한 배려를 했다. 가령 눈이 내리면 공원 한쪽에 눈썰매장을 만들고 연인이나 가족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러브벤치’를 곳곳에 배치하는 식이다.



 기자가 찾은 11일에는 컨테이너박스 52개를 이어 붙인 강아지 공원을 조성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강아지 박물관부터 놀이공간, 공연장 등 강아지와 관련한 모든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최 상무는 “유치원·초등학생 고객을 ‘주중’에 유치하기 위한 야심작”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인 만큼 이곳 매출은 평일 1억여원, 주말과 휴일 2억여원 선이다. 주중 매출을 올리는 게 숙제인데, 강아지 공원을 만들어 주중에 유치원·초등학생 단체 손님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상재 기자



◆ 숫자로 본 덕평자연휴게소



-507억원= 2012년 덕평자연휴게소의 연매출. 전국 172개 휴게소 평균 매출(61억원)의 8.3배에 이른다.



-1200만여 명= 지난해 휴게소 이용객. 지난해 이용 차량은 약 450만 대였다.



-150만여 명= 쇼핑과 산책 등을 목적으로 휴게소를 찾은 사람들. 전체 이용객의 8%.



[자료 = 코오롱 덕평자연휴게소, 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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