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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인성교육 1번지로 떴다

중앙일보 2013.02.15 00:11 종합 18면 지면보기
지난해 10월 홍성군 구항면 내현마을을 찾은 청소년들이 담양 전씨 사당인 구산사에서 제복(祭服)을 입고 제례(祭禮)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내현마을 사무국]


승용차로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29번 국도를 이용, 서산(안면도)방향으로 10분쯤 달려 충남 홍성군 구항면에 도착, 은하·결성면 쪽으로 2㎞가량 가면 올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농어촌인성학교 1등으로 선정된 내현권 3개 마을이 나온다.

전국 최고 농어촌인성학교로 선정된 홍성군 내현마을



내현·화산·발현마을로 구성된 내현권은 138가구 344명이 거주하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조선 숙종 때 시조집 ‘청구영언’에 ‘번방곡(飜方曲)’이란 이름으로 실린 권농가 ‘동창이 밝았느냐 / 노고지리 우지진다 / 소 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의 저자인 약천(藥泉) 남구만이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동네 모양이 거북이 목을 닮아 거북이마을로도 불리는 이 마을은 청소년들의 인성을 함양시키는 체험장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내현권 마을 주민 20여 명은 마을에 있는 58㎡의 체험장에서 목공예 연장인 대패를 갈고, 제사 체험 때 쓰는 목기 등을 닦느라 분주했다. 새 학기를 앞두고 인성 등 예절체험을 하려는 청소년들을 맞기 위해서다. 이 마을이 청소년들의 인성함양을 위한 체험마을로 부상한 것은 2010년이다. 뛰어난 경치 덕에 피서객들이 많이 몰렸던 장점을 살려 청소년 등 관광객이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로 주민들이 의견을 모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그 후 마을 주민들은 농사를 짓고 나서 얻는 부산물인 볏짚과 보릿짚 등을 이용해 짚신, 삼태기, 망태 등의 전통 생활용품과 동물 모양을 본떠 만드는 조형예술작품을 만드는 짚풀공예, 종가 음식으로 차린 제사 체험, 보리고추장 등 전통 장류 만들기, 전원시조 체험 등 10여 가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같은 체험은 청소년 인성함양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자 전국에서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 1만1500여 명의 청소년이 내현권 마을을 찾았다. 주민들은 청소년들의 체험을 돕기 위해 23명의 농어촌 체험교사를 배치하기도 했다. 그 덕택에 내현권 마을은 12일 교육과학기술부와 농림수산부가 농촌인성학교 마을로 선정한 전국 28곳 중 1등을 차지했다.



‘농어촌인성학교’란 청소년이 농어촌 현장 체험활동을 통해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정된 농어촌 마을 권역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따돌림 등의 청소년 문제를 인성교육 실천으로 해결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선정된 농어촌인성학교는 교수 등 외부 전문가, 관계자로 선정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교육장, 숙박 등 시설확보, 인성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요건에 대한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지실사 등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내현권 마을은 지난해 11월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와 인성학교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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