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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이공계 선배들이 제 목소리 내야

중앙일보 2013.02.15 00:07 경제 10면 지면보기
심재우
경제부문 기자
중앙일보 2월 14일자 경제섹션 1·7면에 ‘“엔지니어 되겠다”는 공대생 3%뿐’이라는 기사가 나간 뒤로 독자들로부터 전화와 e메일이 쇄도했다. “이 기사 때문에 학부모들이 자녀의 이공계 진학을 더욱 꺼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에서부터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일에 이공계의 역할이 핵심적인데 사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사였다”는 격려까지 내용도 다양했다.



 공학한림원의 이공계 보고서는 이 땅에서 이공계가 처한 위상을 정확히 가늠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향후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어떻게 키워낼 수 있는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사실 우리 주변의 이공계 출신은 묵묵히 자기 일에 열심일 뿐 사회 참여에는 소극적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같은 이공계의 상대적인 특성이 지금의 사회적 위상을 자초했는지도 모른다.



 이달 말이면 박근혜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 격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한다. 지난 수십 년간 선진국의 뒤를 추격하는 형태의 연구개발(R&D)에서 선도적 R&D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미래부의 출범은 시의적절하다. 덩달아 과학기술인의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래부의 구성에 이공계 선배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공무원들의 ‘밥그릇 싸움터’가 된 듯하다.



 미래부의 핵심은 기초과학 이외에도 응용·융합기술인데, 반쪽인 상태로 출범해야 할 위기에 처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식경제부가 차세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바이오·나노 등 신성장동력과 관련된 R&D 프로젝트를 산업기술이라는 이유로 내놓지 않는 게 단적인 사례다. 반쪽짜리 미래부로는 설립취지대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뿐더러 과학기술인의 위상을 끌어올리기도 어렵다. 이제는 이공계 출신 오피니언 리더들이 적극 목소리를 내서 부처 간 밥그릇 싸움을 저지하고 창의경제를 이룰 수 있는 탄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심재우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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