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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과장된 노로바이러스 공포

중앙일보 2013.02.15 00:06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영목
부경대 식품공학과 교수
추위가 매서울수록 굴과 꼬막은 제철을 만난다. 알이 굵게 차올라 최고의 맛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들 패류는 겨울철 식단에서 손꼽히는 별미다. 어민들에게 큰 소득을 안겨 주는 효자 수산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패류가 제철인데도 정작 어민들은 울상이다. 최근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일부 수산물에서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패류 소비가 얼어붙은 탓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시판 중인 7종의 수산물 100건 가운데 4건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겨울철 식중독의 주요 원인으로 노로바이러스를 직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가열해 먹는 홍합·바지락은 바이러스가 검출돼도 큰 문제가 없다. 생식으로 섭취하는 굴도 조사대상 40건 중에서 한 건이 검출됐을 정도로 그 비율이 미미하다. 더구나 현재의 검사방법으로는 바이러스의 병원성(감염성) 보유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유전자 증폭법에 의한 바이러스 검출방식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이는 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간접적인 방법일 뿐이다.



 물론 식품 안전은 만전을 기할수록 좋다. 극히 일부이지만 패류에서 노로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는 것은 생산해역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대부분의 패류는 연안 정착성 생물로 육상에서 가까운 해역에 서식 또는 양식한다. 따라서 육지에서 유래하는 오염원 차단이 시급히 선행돼야 한다. 이는 수산정책을 담당할 해양수산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육상 오염원을 관리하는 환경부 및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유기적인 협조와 체계적인 관리 계획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정책 당국이 예산과 인원을 늘려 수출용 패류 생산 해역뿐만 아니라 모든 해역에서 체계적인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국민이 양질의 먹을거리를 통해 건강한 삶을 누리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조치다. 때마침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2월의 제철 웰빙 수산물로 굴을 선정했다.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는 것을 기피하는 서양에서도 굴은 유독 예외로 할 만큼 뛰어난 맛과 영양을 자랑한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우리 연안에서 생산한 굴의 미국 내 수입을 최근 다시 허용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 국민에게 외면받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안전을 위해 조심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지나치게 염려해 도리어 잘못된 먹을거리 문화를 만드는 우를 범해선 안 되겠다. 더불어 우리 어민들의 주름살도 펴지길 바란다.



김영목 부경대 식품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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