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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때 경질 장관 '배 째 드릴게요' 희귀 사례

중앙일보 2013.02.14 00:54 종합 5면 지면보기


‘배 째 드리지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유진룡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에게 줄곧 따라다니는 말이다. 그의 지난 7년은 이 문구와 씨름한 ‘오뚝이 세월’이었다.

인사청탁 거절 ‘배 째 드리죠’ 싸고 공방
유진룡 문화부 장관 후보자
노무현 때 경질 … 7년 만에 친정에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월 문화부 차관에 임명될 때만 해도 말 그대로 잘나가는 문화행정 관료였다. 1978년 행정고시(22회)를 거쳐 첫발을 내디딘 공직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전신인 문화공보부 사무관이다. 행시 출신은 대개 공보 업무에 투입됐으나 그는 문화행정을 고집했고 27년 만에 차관에 올랐다. 하지만 6개월 만에 경질된다. 배경을 놓고 설이 분분했다. 이때 불거진 게 ‘배 째 드리지요’ 사건이다. 문화부 차관이던 그에게 청와대에서 문화부 소속 아리랑TV 부사장 인사 청탁을 해왔고, 그는 거절했다는 게 사건의 요지다. 당시 그는 아리랑TV 부사장직 자체가 필요 없다며 자리를 아예 없애버렸다고 한다.



 이후 그는 당시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배 째 달라는 거죠? 배 째 드릴게요”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청와대는 참여정부 개혁정책의 핵심인 신문법 후속 조치를 유 전 차관이 방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이례적 반박을 낼 정도로 사태는 번졌다. 해당 비서관은 지금도 “사실무근이며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청와대와 고위 관료, 낙하산 인사와 극단적 언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희귀 사례다. 그런 가운데 사행성 게임 ‘바다 이야기’ 사건이 터졌고, 그가 문화산업국장 시절에 관여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며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유 후보자는 정통 문화관료 출신이다. 문화산업국장·기획관리실장·정책홍보관리실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차관 퇴임 후엔 을지대 교수·부총장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청와대 홍보수석을 제의받았으나 고사했다.



 그의 장관 컴백 소식에 문화부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문화부 출신 첫 장관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소신을 앞세워 문화부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 편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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