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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北, 비이성의 극치…단독조치 취할 것"

중앙일보 2013.02.13 00:26 종합 10면 지면보기
[중국] 추수룽 칭화대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

“핵실험으로 6자회담 의미 없어져…북한 빼고 5자회담 여는 게 낫다”






추수룽 칭화대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
-북한이 결국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의 행동은 비이성의 극치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보편 타당성, 여론, 합리적 가치를 모두 무시하고 있다. 북한의 관심은 자국 인민들에게 뭘 했다고 실적을 보여주는 것 외에 다른 게 없다.”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가 최근 밝힌 한반도 비핵화 원칙은 이제 물 건너갔다. 중국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세 가지는 분명하게 취할 것이다. 우선 정부 성명이든 대변인을 통하든 핵실험을 비난할 것이다. 둘째는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에 분명히 찬성할 것이다. 제재 정도에 대한 논의는 하겠지만 제재 참여는 분명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중국 단독으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 범위나 강도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은 어떻게 되나.



 “이번 핵실험으로 의미가 없어졌다. 북한은 정상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차라리 북한을 뺀 5자회담을 열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게 낫다고 본다.”



 -5자회담에서 합의한다 해도 북한이 따르겠는가.



 “그럼 가만 놔두면 된다. 그들의 고립만 심화될 뿐이다. 그들 스스로 그들의 운명을 선택하게 하자는 거다.”



 -이달 말 한국에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다. 북핵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나.



 “일단 대북 화해정책을 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독자적으로 대북제재를 가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국제사회는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매우 비이성적 행태를 보인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5개국과 보조를 맞추는 게 좋을 것 같다.”



 -미국은 이번 핵실험을 어떻게 볼까.



 “미국에서 한 달여 동안 한반도 문제 담당 당국자들과 학자들을 만나고 지난주 귀국했다.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부분 북핵 보유보다는 북핵 확산 금지에 주력하는 것 같았다. 따라서 미국은 강력한 대북제재는 취하되 그 궁극적 목적은 핵 확산 방지에 둘 것으로 본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추수룽(楚樹龍·55)=미 조지워싱턴대 정치학 박사 . 칭화(淸華)대 공공관리학원 교수와 국제전략 및 발전연구소 부소장. 한반도 및 미국 전문가.





[미국] 브루스 클링너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미국 본토 겨눈 북핵 심각한 위협…북한 핵보유국 절대로 인정 못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의도는.



 “김정은은 국제사회에 북한이 과거보다 더 위험한 국가라는 점을 과시했다. 김정일이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초 내민 손을 뿌리친 것처럼 김정은은 한국의 새 대통령이 취임 후 화해정책을 펼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핵으로 국제사회와 흥정하겠다는 거다.”



 -핵실험이 미국에 위협적인가.



 “심각한 위협이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번 핵실험의 규모는 2006년과 2009년보다 더 위력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위협이 점점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만큼 오바마 행정부로선 미국 내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대응은 어떨까.



 “일단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 수순에 나설 것이다. 금융 제재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으로 하여금 의미 있는 행동을 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을 막으려는 중국의 노력은 무위에 그쳤다. 그런 만큼 북한의 도발은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미 정책이 변할까.



 “절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인질범이 총을 가지고 협박한다고 인질범의 행위를 인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오바마 행정부는 보다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설 것이다.”



 -미·중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중국은 북한의 행위에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제재 흐름을 거부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전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경고했다. 시진핑의 중국은 대북 제재에 훨씬 협조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6자회담은 여전히 유용한가.



 “6자회담은 당분간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3차 핵실험으로 북한은 비핵화를 분명하게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이 기능하기 어려운 이유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브루스 클링너(56)=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동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정보국(DIA)에서 20년간 근무.





[일본] 히라이와 슌지 간사이가쿠인대 교수

“미·중 안보갈등 고조되는 상황서…북, 중국이 등 돌리진 않는다 판단”




히라이와 슌지 간사이가쿠인대 교수
-북한은 뭘 노렸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제재에 반발하는 형태지만 명백하게 미국에 대한 메시지라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핵실험을 한 것도 그런 연유다. 핵을 포기하는 협상에는 결코 응하지 않지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협상에는 응하겠다는 것을 미국에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즉 현행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미국이 응할까.



 “당연히 응하지 않을 것이다. 핵실험을 했다고 협상에 응하면 핵실험 뒤 북·미 협상에 응한 부시 2기 때와 같아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더욱 강경한 쪽으로 나아갈 공산이 크다. 미국은 유엔의 추가 제재에 중국이 적극 동참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군사적 제재는 힘들고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경제제재에 중국이 빠지면 미국과 한국, 일본으로선 효과가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중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미국의 요구에 전적으로 응하기는 힘들 것이다. 미국과 안전보장 면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협력하고 북한에 등을 돌리긴 어렵다. 중국으로선 독자적 선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 자세로 북한의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는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그럼에도 중국이 싫어하는 걸 하고 나선 것도 그런 판단에서다.”



 -일본은 어떤가.



 “경제제재에 대해선 할 건 다 했다. 추가 제재가 어렵다. 상징적으로 재일 조총련 간부들의 송금 조건을 강화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단독 제재가 어려운 만큼 일본은 한국·미국과 연계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다음 예상되는 수순은.



 “북한은 미국과 대화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바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반복할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말 ‘은하 9호’ 로켓으로 발사한 광명성 21호를 타고 우주 여행을 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적이 있는데 실제 은하 9호까지 갈 공산도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히라이와 슌지(平岩俊司·52)=북한 정치외교 및 북·중 관계 전문가. 게이오(慶應)대 정치학 박사. 간사이가쿠인(關西學院)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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