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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 중고 모피 벼룩시장

중앙일보 2013.02.13 00:25 경제 3면 지면보기
소비 위축 분위기에 중고 모피를 수선해 파는 행사까지 대형 백화점에 등장했다. 12일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에서 열린 ‘모피 벼룩시장’을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불황의 끝은 어디일까.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형 백화점에 중고 모피를 수선해 파는 ‘모피 벼룩시장’까지 등장했다.

불황에 코트 200만원 이하 판매
대형마트는 설 선물 매출 감소



 12일 오후 3시 디자이너, 여성 정장 브랜드 등이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4층. 소비 위축으로 내내 한산하던 이곳이 ‘모피 벼룩시장’을 찾아 멀리서 온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이춘범(49)씨는 “모피를 싸게 판다는 광고를 보고 설에 고생한 아내에게 사주고 싶어 서울 중계동에서 왔다”고 말했다. 4층 담당 이현진 바이어는 “평소에 드물던 문의 전화를 오전에만 50여 통 받았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중고 모피를 최신 디자인으로 리폼한 모피 의류 300점을 판매한다. 15만원 하는 머플러부터 189만원 하는 반코트까지 모든 제품이 200만원 이하다. 일반 모피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겨울 한파로 모피 수요는 높아졌어도 원피 가격이 올라 모피 코트 값은 5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부터 전점에서 중고 모피를 가져오면 전문가 감정을 거친 다음 자사 상품권으로 교환해주는 ‘모피 모으기’ 행사를 벌였다. 장롱 속에 묵혀둔 철 지난 모피를 팔려는 이들이 두 달 동안 400명 넘게 몰렸다. 이렇게 모은 모피를 전문 리폼 업체를 통해 고쳤다. 리폼한 제품에 대해서는 3년간 무상으로 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백화점에서 모피 벼룩시장이 인기를 끌 만큼 알뜰 소비가 확산되면서 대형마트에서도 설 선물세트 판매가 모두 줄었다. 특히 굴비·정육 같은 고가품의 수요 감소폭이 컸다. 이마트는 이날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대비 9.7% 감소했다”고 밝혔다. 개점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한과는 37%, 굴비는 30% 매출이 줄었다. 가격이 오른 배 세트도 매출이 22% 떨어졌다. 매출이 오른 것은 저가형 양말세트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과 세트 정도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대비 5.7%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굴비 세트 등 생선·건해산물의 매출이 11% 넘게 감소했다. 정육 세트 등 축산물 판매도 10% 넘게 줄었다. 홈플러스도 매출이 3.3% 감소했다. 이마트 프로모션팀 김진호 팀장은 “경기침체로 법인은 물론 개인구매 수요까지 줄어 지난 추석보다 실적이 부진했다” 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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