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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파, 길주서 속초까지 45초

중앙일보 2013.02.13 00:16 종합 14면 지면보기
기상청 지진감시과 유용규 사무관이 12일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 브리핑룸에서 북한 3차 핵실험과 관련해 함경북도 지역에서 인공지진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12일 오전 11시58분39초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 국가지진센터.

북 3차 핵실험 감지되던 순간
1분21초 뒤 청와대에 긴급 보고
전국 100여 곳서 인공지진 관측



 지진 발생 상황을 나타내는 파란색 대형 스크린에 갑자기 노란색 파동이 세차게 출렁거렸다. 강원도 속초 관측소에서 큰 지진이 감지됐다는 신호였다. 1초 뒤인 오전 11시58분40초. 이번엔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관측소에서 노란색 그래프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뒤이어 몇 초 간격으로 화천·인제·주문진·철원·대관령·연천 관측소에서 보내온 지진파가 스크린 가득 요동쳤다.



 그 순간 스크린 한쪽에서 한반도 지도가 떠올랐다. 지진이 관측된 지점은 분홍색 원으로 표시됐다. 북한 함경북도 길주 인근 지역에는 별표가 그려졌다. 바로 지진 발생지점이었다. 스크린을 주시하고 있던 기상청 지진감시과 분석사·통보사 2명은 곧바로 남효원 과장에게 보고했다. 남 과장은 자연지진이 아닌 인공지진이고, 발생지점이 북한 길주라는 점을 재차 확인한 뒤 정해진 매뉴얼대로 청와대에 전화로 긴급보고했다. 낮 12시 정각. 북한의 3차 핵실험이 포착된 순간이었다.



 기상청은 곧바로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낮 12시30분이 지나면서 인공지진 발생지점과 시간, 규모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북한 길주에서 속초까지 지진파가 도달하는 데 45초 걸린 것으로 추정됐다.





 기상청 지진감시과 유용규 사무관은 “5개 이상의 관측지점에서 동시에 인공지진파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발생지점을 계산해 지도에 표시토록 컴퓨터에 미리 입력해 뒀다”며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 127개 관측지점 중 100여 곳에서 인공지진이 관측됐다”고 말했다. 유 사무관은 “인공지진의 경우 P파의 진폭이 S파보다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지진과 구별된다”고 덧붙였다. P파(종파)는 지진이 퍼져 나가는 것과 동일한 방향으로 진동을 하고, S파(횡파)는 진행 방향과 수직 방향으로 진동한다.



 낮 12시16분22초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이 운영하는 강원도 간성 관측소에서 핵실험으로 인한 음파도 감지됐다. 지현철 지질연 지진센터장은 “1·2차 핵실험 때와 지진 파형 등의 특징이 동일했다”며 “핵실험장 공동(空洞)의 크기 등 내부 환경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북한 핵실험 과정에서 방출된 방사성물질인 제논(Xe) 포집에 나섰다. 핵실험을 하게 되면 통상 수백~수천 종의 핵종(核種)이 방출된다. 이 중 제논은 핵실험 여부를 확인하는 결정적 증거(smoking gun)로 불린다.



글=강찬수·김한별 기자 envirepo@joogn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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