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 3차 핵실험 … 금융시장은

중앙일보 2013.02.13 00:13 경제 1면 지면보기
북한 변수에도 시장은 차분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약보합을 보였고, 원화가치는 달러당 1090.8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오히려 4.9원 상승했다. [뉴시스]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소폭 하락했지만 외국인들은 주식을 사들였고, 원화가치는 오히려 상승했다.

북한 리스크에 무덤덤 … 원화값 되레 올라



 12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1포인트(0.26%) 내린 1945.79에 장을 마쳤다. 보합권을 맴돌던 코스피지수는 북한 핵실험 소식이 들린 낮 12시30분쯤 전 거래일 대비 0.33% 하락했지만 서서히 낙폭을 회복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125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달 2일(1740억원 순매수) 이후 한 달여 만에 최대 매수 규모다. 개인도 119억원 매수 우위였지만 기관은 1521억원어치를 팔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발 리스크가 터지면 발생하는 ‘주가 급락, 원화가치 하락, 외국인 매도’ 세 가지 상황이 오늘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며 “그간 북한의 여러 차례 핵실험으로 인해 국내 증시에도 선행학습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산주는 급등세를 보였고, 남북경협주는 하락세로 반전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외환시장 반응은 더 차분했다.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4.9원 오른(환율 하락) 109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원화가치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북한 핵실험 소식이 들려오면서 오히려 오름세로 방향을 바꿔 닷새 만에 상승세로 마감됐다. 외환선물 김문일 연구원은 “핵 실험이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 북핵 영향보다는 오히려 엔저 이슈가 불거지면서 원화가치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선물 쪽에서 순매수세를 확대하면서 강보합세를 보였다.



 북한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차분한 모습을 보인 것은 과거에도 몇 차례 나타났다. 실제로 2006년 1차 북한 핵실험 때는 첫날 2.41% 급락했지만 6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한 달 뒤에는 6%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장중 6.31%까지 폭락했지만 막판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2011년 12월 19일 정오 무렵 들려온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는 충격이 다소 컸다. 예상치 못한 소식이라 코스피지수는 3.43%나 떨어지고 달러당 원화가치는 16원이나 급락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곧 안정을 되찾으며 주가는 3거래일 만에, 환율은 하루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실험 자체보다 앞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어떤 제재 조치를 취할지가 시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핵실험 자체는 어차피 예상했던 것이지만 북한의 핵 능력이 1, 2차 실험 때보다 훨씬 향상됐다는 점에서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미국의 제재 강도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북한 핵실험 소식이 들린 직후 긴급 회의를 열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 대응계획)을 가동해 시장안정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윤창희·이태경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