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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택 투병 중 암환자 몰래 도왔다

중앙일보 2013.02.13 00:11 종합 15면 지면보기
12일 그룹 울랄라세션 리더 임윤택씨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울랄라세션 멤버 김명훈·박승일씨(왼쪽부터)가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층에 들어서자마자 큰 화면에서 울랄라세션 리더 임윤택(33)씨가 웃고 있는 모습이 조문객을 맞았다. 위암과 싸우다 끝내 세상을 등진 고인의 그 미소 때문에 빈소는 더 쓸쓸해 보였다.


각계 인사, 네티즌 추모 물결
“좋은 일 많이 하자” 항상 얘기해
악성 종양처럼 따라다닌 악플엔 “악플도 그들 자유” 의연히 대응

 2011년 음악방송 엠넷(Mnet) ‘슈퍼스타K3’에 출연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춤추고 노래하고 무대를 꾸미던 그의 모습에서 병색을 읽은 이는 많지 않았다. 그가 위암 말기 환자라는 사실은 충격을 줬고, 그럼에도 투혼을 불사르며 삶을 즐기는 모습은 감동을 줬다. 무대 뒤에서는 진통제로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괴로워했지만 무대 위에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는 지난해 8월 헤어디자이너 이혜림씨와 결혼하고, 두 달 만에 딸 리단을 얻고는 “기적”이라며 행복해했던 아빠였다.



 소속사 울랄라컴퍼니 이유진 대표는 이날 빈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멤버들이 3일 전부터 고인과 함께 있었다. 자기 몸이 아픈데도 멤버들 걱정, 회사 걱정을 먼저 했다. 그러다 11일 오전부터 혼수상태가 됐고, 대화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생전에 고인이 베푼 선행에 대해서도 밝혔다.



 “고인이 암 때문에 고통받는 다른 환자분이 수술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수술비를 전액 지원해줬다. 뒤늦게 멤버들과 회사에서도 이 사실을 알게 됐다. 고인과 같이 회사를 처음 설립하면서부터 좋은 일 많이 하자고 얘기했다.”



 ‘긍정 에너지’의 전파자였던 그에겐 “암이라는 건 거짓말”이라는 악플이 악성종양처럼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웃었던, 강인한 사람이었다. 일부 악플러는 그의 사망소식에까지 악플을 달아 이외수·김장훈 등 유명인과 네티즌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고인이 생전에 악플도 그들의 자유이니 대응하지 말자고 해서 대응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고 말했다.



 12일 고인을 애도하는 각계 인사들과 네티즌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임씨의 멘토로 알려진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에 “임종을 지켜봤다. 그는 비록 짧았으나 누구보다 진실했고, 열정적이었고, 위대한 삶을 살았다”는 글을 올리며 명복을 빌었다.



 가수 이승철씨도 트위터에서 “조금이나마 꿈을 이루고 간 그….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춤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했다. 이씨는 슈퍼스타K3 심사위원으로 임씨에게 “짧은 머리를 고수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 항암 치료 중이라는 고백을 이끌어냈었다. 방송인 홍석천씨도 “오늘 무척 힘드네요. 꿈을 위해 악착같이 노력한 결과가 한 개인의 생명과 맞바꿀 정도라니”라며 애도했다. 가수 강타·케이윌·로이킴·신지수 등과 방송인 백지연,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등은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싸이도 이날 말레이시아에서 급히 귀국해 빈소를 찾았다.



 이날 입관식은 가족과 울랄라세션 멤버들 등 지인 20여 명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밸런타인데이인 14일 오전 7시 발인예배를 하고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후 유골은 분당 메모리얼 파크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경희·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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