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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 계기로 대중화

온라인 중앙일보 2013.02.10 00:01
명상 대중화의 기점은 1893년 미국 시카고 만국박람회 기념으로 열린 세계종교회의다. 힌두교 대표로 참석한 파라마한사 요가난다, 일본 선불교 대표 스즈키 다이세쓰(鈴木大拙)가 이 회의를 계기로 미국에 진출한다. 스즈키는 에리히 프롬 등과 같은 철학자들과 교류를 넓혔고 요가난다는 미국 전역으로 명상 강의를 다녔다. 본격 붐은 1960년대 반전운동과 뉴에이지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다. 비틀스가 인도로 명상 여행을 떠나는 등 명상은 시대의 핫 트렌드로 떠올랐다.


명상의 역사

 여기에 과학이 힘을 보탰다. 명상이 스트레스 대처법으로 주목받으면서 신경과학계와 의학계의 관련 연구가 이어졌다. 67년 하버드대 의대 허버트 벤슨 교수는 초월명상 수행자 36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명상에 몰입하면 산소 소비가 17%, 심박수는 분당 3차례 줄고, 수면 뇌파인 세타파가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명상은 심신을 이완시킨다는 점을 찾아낸 것이다. 위스콘신대의 리처드 데이비슨 교수도 티베트 승려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명상이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뇌의 좌측 전전두 피질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을 발견했다.



 90년대부터는 불교의 통찰명상(위파사나)이 ‘마음챙김 명상’이란 이름으로 심리 치료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매사추세츠주립대 존 카밧진 교수는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MBSR)’ 기법을 만들었다. MBSR은 전 세계 700곳이 넘는 의료기관에서 우울증, 심혈관계 질환 등 만성질병치료에 활용된다. 한국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받기도 한 카밧진 교수는 명상이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가 있음을 밝혀내기도 했다.



2005년 미 학술지 ‘뉴로사이언스’에 따르면 하버드대 의대 심리학자 사라 라자는 명상의 노화지연 효과도 밝혀냈다. 노화가 진행되면 뇌의 피질이 얇아져 인지 능력이 퇴화되는데, 명상 수련자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도 2005년 미국신경과학협회 연례 학회에서 비과학자로는 처음으로 기조 연설을 하며 명상 연구를 도왔다. 한국명상치유학회장인 김완석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금도 ‘이완반응’에 관한 논문이 한 해 1200건 이상씩 쏟아진다”고 전했다.



명상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인간의 최초 명상 기록은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인 인도의 인더스 문명 모헨조다로(현 파키스탄 국경지대) 하라파 유적지에서 나왔다. 명상의 역사가 적어도 5000년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본격 기록은 BC 5~6세기 브라만교(힌두교의 원류) 경전인 『우파니샤드』에 등장한다.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참 나(眞我)’인 ‘아트만’을 찾아야 하는데 그 방법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명상이라고 가르친다. 명상 전문가인 박 석 상명대 교수는 “『우파니샤드』가 나오면서 외부의 신에게 복을 비는 것이 아니라 명상의 중요성이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불교가 창시되면서 명상의 체계가 잡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도에서 발달한 명상법은 크게 ▶집중명상법 ▶통찰명상법 두 가지로 정리된다. 집중명상법(사마타)은 불교 이전부터 성행했다. 마음을 구체적 대상이나 호흡에 집중시켜 평안함을 얻는 명상법이다. 통찰명상법은 불교에서 시작됐다. 집중명상법과 달리 몸과 마음속에 나타나는 생각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통찰하는 명상법이다. 불교·힌두교 외의 다른 종교도 명상 수련법을 활용한다. 유대교의 ‘카발라’, 이슬람교 수피즘의 ‘지크르’ 등이다. 아주대 김 교수는 “모든 종교에 명상의 전통이 있지만 인도의 명상 전통이 가장 길고 풍부하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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