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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독주 막자 … 피아트, 16년 만에 국내 컴백

중앙일보 2013.02.06 00:28 경제 4면 지면보기
파블로 로소 크라이슬러코리아 대표(오른쪽에서 둘째)가 5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열린 피아트 론칭 행사에서 소형 모델인 ‘친퀘첸토 라운지’(500)를 소개하고 있다. 배기량 1368㏄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친퀘첸토 라운지(소비자가격 2990만원)는 L당 12.4㎞(복합연비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뉴시스]


이탈리아 국민차 ‘피아트’가 한국 시장에 닻을 내렸다. 2600만원대 소형차를 앞세우고서다. ‘수입차=고급차’라는 등식을 다시 한번 허무는 마케팅이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가 늘면서 업체들이 ‘한국에서 통할 수 있다’고 꼽는 모델의 외연이 넓어졌다는 의미다. 1월 수입차 등록대수는 1만23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8% 급증했다.

중·소형 3개 모델 론칭



 피아트는 5일 서울 W호텔에서 브랜드 출범식을 열었다. 행사는 크라이슬러 코리아가 주관했다. 피아트는 2009년 크라이슬러를 인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던 크라이슬러를 재빠르게 낚아 챈 것이다. 업어 온 자식은 곧 기력을 회복했다. 크라이슬러의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대수는 20.6% 늘었다. 왕년의 ‘빅3’였던 제너럴모터스(GM)의 판매 증가율 3.7%, 포드의 4.7%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다. 그랜드 체로키, 램 픽업트럭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덕이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크라이슬러·피아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디트로이트 모토쇼에서 “픽업트럭과 SUV 판매에 힘입어 올해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모기업이 된 피아트의 실적은 초라하다. 크라이슬러의 판매는 피아트 산하 모든 자동차 판매의 60%에 달한다. 뉴욕타임스는 “피아트가 크라이슬러를 구한 게 아니라 크라이슬러가 피아트를 구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급한 상황에 처한 피아트가 한국 시장을 택했다는 것은 ‘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얘기다. 한국 수입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차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파블로 로소 크라이슬러 코리아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삶의 열정으로 가득 찬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최상위 모델인 DS5를 출시한 PSA푸조시트로앵그룹의 그레고리 올리비에 부회장도 “독일 차에 질린 한국 소비자들에게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피아트의 한국 진출에는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감성이 통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로소 대표는 “피아트를 통해 한국과 이탈리아의 공통된 유전자(DNA)를 나누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피아트와 인연도 깊다. 피아트는 1988년부터 97년까지 10년간 한국 시장에서 444대를 팔았다. 당시는 피아트의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서가 아니라 ‘한보’가 수입해 팔았다. 피아트는 70년대 아시아자동차와 기술 제휴를 맺기도 했다. 아시아자동차는 기아자동차의 전신이다.



 피아트가 이번에 선보인 모델은 친퀘첸토(500), 친퀘첸토C(500C), 7인승 사륜구동 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프리몬트(Freemont) 등 3개 모델이다. 소형차인 친퀘첸토(500)와 친퀘첸토C(500C)에는 1.4ℓ 16V 멀티에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배기량은 1368cc, 연비는 12.4 km/ℓ다.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이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소비자 가격은 친퀘첸토 팝(500 POP) 2690만원, 친퀘첸토 라운지(500 Lounge) 2990 만원, 친퀘첸토C(500C) 3300만원이다. 프리몬트는 4990만원(연비 11.5km/ℓ)이다. 로소 대표는 “피아트 친퀘첸토의 가격은 경쟁 모델인 BMW 미니쿠퍼보다 15%나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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