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팜므 파탈, 장신영 스타일은 이런 것

중앙일보 2013.02.04 00:58 종합 24면 지면보기
JTBC가 4일부터 선보이는 일일드라마 ‘가시꽃’에서 순수한 여성 세미와 복수의 화신 제니퍼를 연기하는 장신영. “세미에서 제니퍼로 변신을 앞두고 마치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사진 JTBC]


조막만한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 여배우의 얼굴 관상 공식이다. 4일부터 방송되는 JTBC 일일드라마 ‘가시꽃’(월~금요일 오후 8시 10분) 주연으로 발탁된 장신영(29)도 이 공식에 충실한 여배우다. 작은 얼굴에 눈·코·입이 꽉 들어차 있다.

JTBC ‘가시꽃’ 주연 맡아



 그런데 뭔가 다른 한 가지, 그에겐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이중적인 느낌이 있다. 순한 인상인데 눈빛이 때론 강하고, 저음의 목소리는 차분하다.



 ‘가시꽃’의 연출을 맡은 김도형 감독이 보는 장신영은 이렇다. “드라마 속 순수한 여인이 아픔을 당하고 팜므 파탈로 변신하는 데 이 두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얼굴과 분위기를 가진 이가 필요했고 장신영을 봤을 때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를 캐스팅한 변(辯)이다.



 ‘가시꽃’은 나락 끝으로 떨어진 한 여인의 처절한 복수극이다. 장신영은 드라마에서 순수한 여자 ‘전세미’와 복수의 화신 ‘제니퍼 다이아’ 역을 맡았다.



 둘은 동일인물이다. 하지만 성격은 정반대다. 성폭행 위기에 가족이 살해당하고, 사랑하는 남자의 배신을 겪은 여자가 삶이란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결과다.



 1일 제작간담회에서 만난 장신영은 “지금까지 촬영장에서 여리고 여린 전세미에 푹 빠져 살았는데 곧 제니퍼 다이아로 변해야 한다. 부담도 되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신영은 두 역할을 구분하기 위해 우선 외견상 차이를 뒀다. 세미는 단발머리에 캐주얼한 차림으로, 제니퍼 다이아는 긴 웨이브 헤어에 세련된 의상으로 코디했다. 이날 긴 웨이브 머리에 검은 옷을 입은 장신영은 제니퍼 다이아에 가까웠다.



 “한 사람이 극중 두 사람을 연기하는 데 시청자들이 다른 사람이라고 느끼도록 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감독님과 충분히 상의하며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어요.”



 장신영은 지난해 SBS 드라마 ‘추적자’에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통령 후보 강동윤(김상중)의 비서실장인 신혜라 역을 맡았던 그는 드라마에서 한 나라를 통치하고 싶어하는 자신의 욕망을 독하게 좇는다.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은 그를 악녀로 만들었고, 성공을 위해 그 어떤 악행도 주저하지 않고 저질렀다.



 ‘가시꽃’의 제니퍼는 신혜라보다 더한 사연을 가진 팜므 파탈이다. 감정의 극한까지 몰아가는 역을 연이어 맡은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제가 좀 어두운지, 어두운 역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웃음). ‘추적자’는 10년간 연기해온 저에게 큰 영광을 가져다 준 작품이고,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가시꽃’도 저에게 오래오래 기억될 드라마로 남을 것 같습니다.”



 ‘가시꽃’은 성폭행·살인 등 드라마의 소재가 무겁다. 인간관계에 대한 절망도 묻어난다. 그는 이에 대해 “통쾌한 복수를 위해 한 사람의 인생을 쭉 따라가는 것일 뿐”이라며 “배역과 상황에 몰입하면 드라마 설정에 공감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변 동료가 보는 장신영은 몰입도가 높은 배우다. 장신영과 함께 복수극을 준비하는 박남준 역을 맡은 서도영은 “장신영은 현장에서 수 차례 같은 장면을 찍어도 처음의 감정을 끌어나가 놀랐다”고 했다.



 김도형 감독은 “인간의 욕망을 끝까지 밀어붙여 우리들에게 숨겨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복수라는 틀에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일종의 판타지 드라마”라고 말했다. 극본은 ‘숙희’ ‘세 번째 남자’ ‘RNA’의 이홍구 작가가 맡았다.



한은화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