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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 vs 외교통상 … 여야, 정부조직법 싸움 시동

중앙일보 2013.02.04 00:44 종합 4면 지면보기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오른쪽)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김진표 대선공약실천위원장과 얘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회가 4일부터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새 정부의 청사진이 그대로 유지될지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왔다. 박근혜 당선인은 3일 서울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당내에서도 이견이 나온 통상 분야의 산업통상자원부로의 이관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원안 고수의 입장을 보였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따질 것은 따지겠다며 개정안 손질에 나섰다.



 박 당선인은 이날 외교통상부에서 통상 업무를 떼어내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그간 문제가 됐던 부처 간 이기주의·칸막이만 막아내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고 협조도 잘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종훈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한 대답이었다. 김 의원은 박 당선인에게 “국내 제조업은 보호받아야 할 위치라기보단 국제시장에서 공세적으로 나아가야 할 부분”이라며 “산업과 통상을 한데 묶기보단 국무총리실 산하에 통상교섭을 담당하는 기관을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수첩에 메모를 하며 유심히 듣던 박 당선인이 반론을 편 것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박 당선인의 실천 의지가 강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해서도 확고한 생각이 있는 걸로 안다”며 “통상과 산업의 연계성을 고려해 기능을 통합하는 게 유럽 국가 등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통상+산업’ 융합과 미래창조과학부의 권한 강화에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지난주 변재일 정책위의장,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이찬열 간사 등 7명이 모인 비공개 TF 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정했다. 다음이 주요쟁점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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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통상 분야, 여야 논리싸움 예고=박 당선인의 통산기능 분리입장에도 불구, 민주당 TF는 통상 업무를 국무총리실 소속의 통상대표부 형태로 하거나, 현재처럼 외교통상부에 통상교섭본부를 유지하는 두 가지 방안을 확정했다. “통상을 산업과 연계할 경우 통상이 대기업 중심의 산업 정책 일환으로만 간주될 수 있다”는 논리다.



 ②미래창조과학부 비대화 공방=인수위 안의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식경제부의 우정사업본부, 교육과학기술부의 산학협력 분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정책, 대통령 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모두 흡수했다. 민주당은 이에 비판적이 다. 민주당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행처럼 대통령 직속으로 놔두고,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 분야도 현재처럼 교과부가 맡는 방안을 요구키로 했다. 민주당은 또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청으로 격상해 독립성을 강화하는 법안도 이날 발의했다.



 ③방송통신위원회가 복병=인수위 안은 미래창조과학부가 방송통신 정책의 대부분을 맡게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경우 방통위가 단순 규제기구로 격하된다며 강력 반대한다. 민주당은 오히려 방통위의 독자성을 강화하기 위해 방통위 상임위원을 현행 대통령 2명, 여당 1명, 야당 2명씩 추천하는 방식에서 헌법재판관처럼 ‘대통령·국회·사법부’가 각각 추천하는 3부 추천제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조해진 새누리당 간사는 “상임위원의 중립성은 이미 실현돼 있다”며 일축했다.



 ④부처 이름 놓고 갑론을박도=인수위가 제시한 행정안전부→안전행정부로의 명칭 변경에 민주당은 “불필요한 예산만 소요된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농림축산부→농림축산식품부로의 변경엔 새누리당 일부만 아니라 민주당도 긍정적이라 변경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야는 14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열흘간 이를 모두 조율해야 한다.



글=채병건· 손국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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