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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받아도 기초연금 월 11만~19만원 지급 추진

중앙일보 2013.02.04 00:40 종합 6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기초연금 실행 방안이 가닥을 거의 잡아가고 있다.


인수위, 4개 그룹 차등 지원 가닥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소득과 국민연금 가입 여부를 따져 4개 그룹으로 나눠 기초연금을 최고 20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기초연금의 취지에 맞지만 재정 형편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어 소득과 국민연금 수령 여부를 따져 4개 그룹으로 나눠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득하위 70% 이하 노인에게 매달 9만4600원(4월부터 9만7100원)을 지급하는 것이 기초노령연금인데 이를 모든 노인으로 확대한 것이 기초연금이다. 박 당선인이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인수위가 이를 수정해 금액을 차등화하기로 하고 그 방식을 손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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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위에 따르면 현재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소득 하위 70% 이하 노인을 국민연금을 받지 않는 노인(A그룹)과 받는 노인(B그룹)으로 나눈다. 기초노령연금이 없는 소득 상위 30% 노인도 국민연금이 있는 경우(C그룹)와 없는 경우(D그룹)로 나눠 기초연금 액수를 차등화한다.



 A그룹은 현재 국민연금 없이 기초노령연금 9만4600원만 받고 있는데 이르면 내년부터 20만원을 받게 된다. 기초노령연금 대상자 405만 명 중 약 300만 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올해보다 실수령액이 10만원 남짓 더 늘어난다.



 B, C그룹은 기초연금을 20만원 다 지급하지 않고 금액이 줄어든다. 원래는 20만원을 다 지급해야 하지만 국민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낮게 책정하는 것이다. 인수위의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에게 기초연금을 20만원 다 지급하면 중복 지급 문제가 생긴다. 그리하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통합하려는 취지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연금 장기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수록 금액이 올라간다. B그룹의 경우 20만원은 아니어도 19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C그룹은 형편이 낫기 때문에 B그룹보다는 기초연금액이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인수위는 소득 상위 30%에 속하고 국민연금이 없는 D그룹 노인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재벌 회장을 비롯한 부자 노인한테까지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적 여론이 있긴 하지만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게 기초연금이기 때문에 이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그룹에 속하는 150여만 명의 노인에게는 모두 같은 금액의 기초연금이 나간다. 인수위는 5만원 안팎을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그런 사람에 대해서도 줄지 안 줄지 아직 모른다.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소득하위 70%를 결정하는 기준은 소득인정액이 월 83만원(1인 기준) 이하다. 여기에는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액수가 포함된다.



 인수위 방안대로 하면 국민연금은 지금과 달라지지 않는다. 당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연금지급률)을 현행 40%(2028년 기준)에서 30%로 낮춘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없던 일로 됐다. 또 기초연금 도입 후 불입 보험료에 비례해 연금을 받는 소득비례연금으로 국민연금 제도를 바꾸려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연금 가입자에게는 손실이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미가입자에 비해 기초연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점은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도입 때문에 국민연금이 훼손될 것을 줄곧 우려해 왔다. 인수위에 따르면 복지부는 1일 인수위와의 회의에서 “국민연금 신뢰가 훼손되지 않고, 확고부동한 기초연금 방안보다는 융통성이 있는 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식 선임기자,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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