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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기둥 균열 여러 층서 생겨 문제 … 정밀진단 시급”

중앙일보 2013.02.04 00:38 종합 7면 지면보기
서울 잠실에 건설 중인 제2롯데월드는 건물 자체의 엄청난 무게(74만t)는 물론 진도 7의 지진과 최대 초속 70m의 태풍까지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런 안전성을 지탱해주는 핵심이 8개의 메가기둥이다. 그런데 메가기둥 11곳에서 균열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본 제2롯데월드

 감리사인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10월 메가기둥 9층에 생긴 균열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초고층 빌딩 건설에 참여했던 전문가와 건축 전공 교수들은 메가기둥 균열에 대한 정밀 진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균열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초고강도 콘크리트와 철근의 배합 오류 ▶초고강도 콘크리트의 수화열(시멘트와 물이 섞일 때 발생하는 열) 관리 잘못 ▶철골 부자재의 문제 등이다. 건물 구조안전 진단업체의 한 간부는 “콘크리트의 균열 원인은 수십 가지”라며 “특히 메가기둥에 적용된 초고강도 콘크리트의 경우 용접 열에 의한 균열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초고층 빌딩 구조를 연구하는 K교수는 “균열이 한 곳에서가 아니라 여러 층에서 다양하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고강도 콘크리트는 배합할 때 엄청난 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잘못 다스리면 균열이 생긴다”며 “균열이 발생하면 하중을 견디는 게 불안해진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의 높이 828m 부르즈 칼리파 건설에 참여했던 한 외국계 회사의 구조 전문가 A씨는 “실제와 똑같은 형태의 구조물을 다시 만들어 균열의 다양한 원인을 진단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제2롯데월드 구조 건설에 직접 참여한 외국계 기업의 기술자 B씨는 “메가기둥 접합부에 쓰인 철골 부자재의 품질 문제인지도 점검해봐야 한다”고 했다.



 메가기둥의 균열이 발견됐는데도 자체 판단으로 공사를 계속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대만 타이베이101 건물(509m) 건설에 참여했던 외국 기업 간부 C씨는 “해외 현장에서는 안전성에 의심이 생기면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사태 파악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와 감리단이 자체 진단을 할 수 있는 사안이 있지만 메가기둥의 균열 문제는 최소 3명의 외부 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받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이다. 건물 구조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 문제점 발견→공사 중단→외부 전문가 진단→전문가 소견서→공사 재개 절차를 지키는 게 원칙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감리사인 한미글로벌의 작업지시서(지난해 10월 25일)가 나온 이후 롯데건설은 한 달이 넘도록 진단을 의뢰하지 않았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에야 건물 안전진단을 외부 업체인 S사에 맡겼다. 공사는 그동안 계속됐다. S사는 초고층 빌딩에 대한 경험이 없는 소규모 업체다. 진단할 때 메가기둥의 균열이 얼마나 깊은지도 측정하지 않았다. 육안으로 확인하고 롯데건설 측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돌아본 게 전부였다고 한다. S사는 불과 3일 만에 “균열 부위에 대한 적절한 보수보강은 반드시 필요하나 보수보강 전에 바닥 콘크리트(슬래브) 타설을 해도 안전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서를 작성했다.  



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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