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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지속 가능한 성장은 가능하다

중앙일보 2013.02.04 00:30 종합 33면 지면보기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유엔사무총장 밀레니엄 개발
특별고문
유럽과 미국의 경제 위기에도 개발도상국들은 고속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3년 선진국 경제는 1.5% 성장에 그치겠지만 개도국은 5.5% 성장할 걸로 전망했다. 아시아 경제는 7.2%,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5.7% 성장을 예측했다.



 한때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술이 이젠 전 세계로 확산한 게 성장동력의 하나다. 예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20년 전만 해도 거의 0%였으나 지금은 사용자가 7억 명이다. 휴대전화는 가난한 사람들이 금융·보건의료·교육·사업·정부서비스·엔터테인먼트 등을 누리게 해준다. 몇 년 안엔 전 세계 대다수가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또 다른 진실도 있다. 지난해 미국에선 곡창지대인 중서부와 대평원 지역을 포함해 전체 카운티의 60% 정도가 가뭄을 겪었다. 10월에는 전례 없는 수퍼폭풍이 대서양 연안의 뉴저지주를 덮쳐 600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 홍수·가뭄·이상고온·초대형 폭풍·대형 산불 등 기후 문제는 2012년 중국·호주·동남아시아·카리브해 연안지역과 아프리카의 사하라 지역을 포함한 지구촌 곳곳을 파괴했다. 이러한 환경 재앙은 갈수록 빈발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금 시기를 안트로포센이라고 부른다. ‘인류로 인한 지구온난화 및 생태계 침범을 특징으로 하는 현재의 지질학적 시기’라는 뜻이다. 인류(고대 그리스어로 안트로포스)가 지구 에코시스템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신조어다.



 개도국들이 부자 나라들이 갔던 길을 단순 추종해 세계 경제의 최근 성장 패턴이 계속 유지될 경우 지구는 생태적 재앙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스마트폰·인터넷망·정밀농업(불필요한 농자재의 투입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농업)·태양광 발전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패턴을 받아들일 경우 지구를 구하면서 번영을 확산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오늘날의 성장 패턴은 ‘구식 옵션’으로, 이와 반대 개념인 스마트 기술성장 패턴은 ‘지속 가능한 발전 옵션’이라고 각각 부른다. 구식 옵션은 잠시 동안은 작동하겠지만 조만간 눈물의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다. 반면 지속 가능한 발전 옵션은 장기적 번영으로 가는 길이다.



그렇다면 해피엔딩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글로벌 사회의 일원으로서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구식 옵션은 편하지만 좋은 선택이 아니다.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단기 번영은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미래 위기를 부를 뿐이다.



 둘째, 인류는 강력하고 새로운 도구와 기술을 수없이 많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컴퓨터·인공위성 지도·이미지 처리·전문가 시스템 등 최신 정보기술을 활용해 환경 손실을 줄이면서도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고,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의 보건의료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셋째, 앞으로 다가올 몇 년 동안 지구를 지키면서도 번영을 확산시키고 보건의료를 개선한다는 대담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50년 전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쉬워서가 아니고 어렵기 때문에 인류를 달에 보내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지금 우리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우리 세대에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 바로 그 목표다. 인류는 창의성을 활용해 과도한 인구로 붐비고 위기에 처한 지구가 지속 가능한 행복의 길을 가도록 이끌어야 한다. 전 세계 대학·기업·비정부기구(NGO)·젊은이 등이 동참하는 유엔의 ‘지속 가능한 발전 솔루션 네트워크(SDSN)’가 이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Project Syndicate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유엔사무총장 밀레니엄 개발 특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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