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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검찰총장 인선, 신·구 권력 신경전

중앙일보 2013.02.04 00:29 종합 14면 지면보기
법무부가 이달 설(구정)을 전후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제청 작업을 마무리 짓기로 하고 절차 진행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원회 측은 총장 직무대행체제에 큰 문제가 없는데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단행된 특별사면을 두고 대립했던 신·구 정치권력이 임기말 검찰총장 인선 문제를 두고 또다시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 “설 전후 제청 마무리”
인수위 “서두를 필요 없는데”
추천위선 거수기 역할 우려

 3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검찰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전체회의는 오는 6~7일 사이에 열린다. 회의에선 지금까지 개인과 단체가 추천한 9명의 검찰총장 후보자 가운데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할 3배수(3명 이상)의 후보자를 확정한다. 그러면 법무부 장관은 이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대통령이 그를 지명한다. 법무부는 이런 절차를 가능하면 설 이전, 늦어도 설 직후에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에서 후보자 인선을 마쳐야 지난해 말 한상대 검찰총장 사퇴 이후 한 달 이상 이어져온 공석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데다 20일가량 소요되는 국회 청문회 일정을 감안할 때 차기 정부 출범에 차질이 적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결국 차기 정부의 첫 총장 후보자를 이 정부의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하는 형태가 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미 박근혜 당선인 측과도 협의해서 진행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선 “새 정부의 첫 검찰총장을 정권 말기에 이렇게 급하게 일정을 진행해 임명하는 게 맞는 일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당선인 측도 신·구 권력 간 충돌로 비칠까 봐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다. 박 당선인 측의 한 인사는 “솔직히 지금 검찰총장 대행 체제가 큰 문제 없이 잘 가고 있는데 서둘러 차기 총장 인선 작업을 벌이는 것이 의아스럽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양측 간에 반목이 있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가 지난달 말 열린 사면심사위처럼 법무부의 거수기 역할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사면심사위원들은 회의 시작 직후 법무부가 내놓은 55명의 명단을 처음 받았으며 사면안도 회의 시작 몇 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초 꾸려진 추천위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추천위원은 “그런 지적이 있을 수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상식이 있는 위원들인 만큼 최대한 적합한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서도 갈등=안창호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검찰총장 후보자 검증 동의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에 이어 그 과정에 청와대 정진영 민정수석의 직접 설득이 작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헌재 분위기는 다시 악화됐다. 정 수석은 이에 대해 “모든 국민이 추천할 수 있는 총장 후보자를 왜 굳이 청와대가 나서서 추천하겠느냐”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가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까지 겹치면서 무겁게 가라앉았다. 특히 안 재판관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았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차기 검찰총장은 내부에서 발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력 후보로는 사법연수원 14기인 김진태(61) 총장 권한대행, 김학의(57) 대전고검장, 채동욱(54) 서울고검장이 거론된다.



이가영·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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