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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85곳, 학생 등록금 받아 교직원 연금 내줬다

중앙일보 2013.02.04 00:28 종합 16면 지면보기
사립대학 교직원들이 퇴직 후에 받는 사학연금은 직원 개개인과 고용주인 학교법인이 일정 비율(교수는 법인 30%, 직원은 법인 50%)을 납부하게 돼 있다. 하지만 재정 여건이 부실해 사학연금 납부액 중 전액 또는 일부를 학생 등록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는 학교법인이 67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194개 사립대학법인 중 34.5%를 차지한다.


가천·경기·대구대 등 1725억원
법인 능력 있는 중앙대 등 9곳은
학교에 대납시킨 수십억 돌려줘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한 해 학교법인 중 사학연금 납부액을 대학에 대신 내게 한 법인들에 대한 심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대학이 대납한 납부액에 대한 승인 심사제는 이번에 처음 적용됐다. 전체 대학법인 중 76곳(98개 대학)이 대납액 승인을 신청했다. 교과부는 이 중 67개 법인(85개 대학)에 대해서만 지출액 전액 혹은 일부를 승인했다. 법인들이 승인 신청한 액수는 2411억원이었으나 교과부는 이 중 1725억원만에 대해서만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교과부가 승인하지 않은 금액은 학교법인이 학교에 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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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학연금 대납액 승인제는 지난해 1월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개정에 따라 도입됐다. 기존 법률에는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은 교직원의 고용 주체인 학교법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나 학교에서 부담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단서 조항이 없다 보니 학교법인이 부담할 수 있는데도 대학에 대신 내게 하는 사례가 많았다. 교육계에선 이런 관행이 대학 재정을 부실하게 만들고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교과부에 따르면 대납액 승인을 신청한 법인 76곳 중 ▶전액 승인이 29곳 ▶일부 승인이 38곳 ▶한 푼도 인정받지 못한 법인이 9곳 등이다.



 학교법인 명지학원에 속한 명지대·관동대는 각각 신청액 25억5000만원(1년치 기준)을 전액 인정받았다. 법인의 부담 능력이 없어 부득이하게 학교 회계로 교직원 사학연금을 내줄 수밖에 없다고 교과부가 판단한 것이다. 상지대·호서대·용인대·대구한의대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교과부는 부담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법인에 대해선 신청액 중 일부만을 승인했다. 홍익대가 신청액 29억원(1년치 기준) 중 8억원을, 성신여대도 20억원 중 16억원만 인정받았다.



 법인의 부담 능력이 충분한데도 대학에 대납을 시킨 법인들은 한 푼도 인정받지 못하고 ‘퇴짜’를 맞았다. 51억원을 승인 신청한 중앙대가 대표적이다. 12억원을 법인 대신 대납한 세종대의 경우도 해당 학교법인이 이 돈을 모두 학교에 돌려줘야 한다.



 교과부 신인섭 사립대학제도과장은 “등록금 수입 등 학교 회계는 교육·연구에 써야 하는 만큼 대학이 사학연금 납입금 등 법인의 부담금을 대신 내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이번 승인제 도입에 따라 전체 대학에서 법인 대신 납부한 법정부담금이 2011년 1818억원에서 지난해엔 1317억원으로 27.6%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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