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견기업 파워리더(22) 통신기지국 장비 만드는 김덕용 KMW 회장

중앙일보 2013.02.04 00:23 경제 3면 지면보기
김덕용 KMW 회장은 “통신장비와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더한 융·복합 제품은 원가?품질 경쟁력이 높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성공은 실패의 시작’이라는 말. 그 말이 그렇게 사무치게 와 닿더라.” 전자장비 제조사인 KMW 김덕용(56) 회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인터뷰하면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보다 이 말이 더 정확하다. 성공할 때도 항상 위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위기 때마다 직원들과 머리띠 두르고 새벽 3시까지 개발”



 사실 김 회장에겐 이 경구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로 인한 피해 등 대다수 국내 중소기업들에 닥쳤던 숱한 위기를 반복하며 체득한 경영 철학과 다름없다.



 91년 창업한 KMW는 이동통신기지국용 RF 제품·안테나·LED 조명기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국내는 물론, AT&T·NTT도코모·차이나모바일 등 세계 20여 개 주요 이동통신·장비업체가 주요 고객이다. 지난해 거둔 매출은 2500억원으로, 이 중 92%는 해외 수출로 거둔 것이다. 2011년 매출 기록(1181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KMW가 거둔 경영 성과를 두고 ‘한을 풀었다’라고 표현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환율 급등락으로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위기를 기술력으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20여 년간 김 회장에게 경영은 시련과 위기 극복의 반복과 다름없다. 97년 470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외환위기 후폭풍으로 인해 이듬해 250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2011년엔 또 다른 시련과 맞닥뜨렸다.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했다 환율이 요동치는 바람에 300억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낸 것.



 모두 중견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타격이었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 때는 물론이고 키코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때에도 해법은 단 한 가지라고 믿었다. 바로 남보다 더 많이 연구개발에 매달려 혁신적인 제품을 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김 회장은 사내 연구원들과 머리띠를 두르고 새벽 2~3시까지 동고동락하며 개발에 매달려 왔다. KMW는 어떤 상황에서도 연매출의 10%를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고 직원의 30%가량은 연구개발 인력으로 운용하는 원칙을 깨지 않고 있다.



 그런 김 회장의 기술 우선 철학이 반영돼 빛을 본 제품이 2011년 11월 선보인 블랙홀 필터 탑재 RRH(Remote Rf Head)다. RRH는 주파수를 송수신하는 기능을 하는 통신기지국 설치 장비로 이 회사가 자체 제작한 ‘블랙홀 필터’를 탑재해 먼지, 날씨 등 환경 변화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경쟁 회사 제품에 비해 무게도 30%가량 줄인, 세계 최경량으로 제작했다. 이 덕에 지난해 KMW는 RRH 한 제품으로만 1000억원의 매출 성과를 올렸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인 인재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박사 학위를 가진 인재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이 대학, 그 다음이 국가 출연연구소, 마지막이 대기업이고 중소기업은 순위에도 없습니다.” 그는 “대학 교수, 정부 연구소 연구원들을 2~3년간 중소·중견기업에 파견하고 이들이 복귀했을 때 우대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글=이지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