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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90㎞ 나룻뱃길 찬반 갈등

중앙일보 2013.02.04 00:22 종합 17면 지면보기
충남 부여군과 전북 익산시 등 4개 시·군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금강 나룻배 운항 사업이 출발하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부여·논산·익산·서천 운항 추진에
이웃 공주·군산 “환경 파괴” 반발
4개 시·군선 “예정대로 용역 발주”

 2003년 5월 구성한 금강권관광협의회에 가입한 충남 서천·논산시, 부여군과 전북 익산시는 지난해 10월 금강 수상관광 상생협의회를 열고 나룻배 운항에 합의했다. 이들 시·군은 서천시 신성리 갈대밭에서 익산시 웅포면 곰개 나루와 성당면 포구를 거쳐 논산시 강경포구, 부여시로 이어지는 90㎞의 뱃길을 개설하기로 한 것이다. 금강 상류에서 하류까지 이어지는 뱃길에 관광 나룻배나 유람선을 띄우는 것 외에 ▶나룻배 연계 운항 ▶4계절 생태관광지 조성 ▶나룻배 관광객 대상 농특산물 전시·판매 ▶수상관광 공동 개발 등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시·군당 3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이달 중으로 연구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강 유역에 있지만 금강권관광협의회에 가입하지 않은 전북 군산시와 충남 공주시, 환경단체가 나룻배 운항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군산 지역 6개 시민사회단체가 만든 군산 금강사랑 환경모임은 “4대강 사업으로 생태적 가치가 훼손됐는데 또 나룻배를 띄우려 하는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윤 추구에 나선 것을 간과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박주향 군산환경사랑 대표는 “현재 금강 수질 악화의 주범이 상류 지역의 오염원 때문이고 충남의 하수도 보급률이 전국 최하위인 상황에서 오염원의 근본적인 처리와 환경기초시설 투자는 뒷전인 채 관광 수익만을 추구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에 불과할 뿐이다”고 꼬집었다.



 군산시도 최근 ‘공론화 없고 일방적인 금강 나룻배(유람선) 운항에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을 최근 환경부·국토해양부·국회·전북도 등에 전달했다. 군산시의회도 나룻배 운항 사업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군산시와 시의회가 금강 뱃길 사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금강 하굿둑에 형성된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의 파괴 우려 때문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몇몇 지방자치단체의 사려 깊지 못한 발상으로 금강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지금은 금강권관광협의회가 금강 하구를 친환경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여군 등 금강권관광협의회는 나룻배 사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협의회 소속 시·군들은 지난달 31일 부여군에서 2013년 금강권관광협의회 정기총회를 열고 환경단체와 군산시 등의 주장을 반박했다.



부여군 관계자는 환경 훼손의 주요 쟁점인 수질오염 문제에 대해 “이미 부여읍 굿드래에서 양화 시음 나루까지 유람선 12척을 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제보에서 신성리 갈대밭까지 유람선 1∼2척이 더 다닌다고 해서 수질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겨울철에는 얼음이 얼어 유람선이 운항하지 않고, 유람선 종착점이 될 신성리 갈대밭은 군산 철새 도래지에서 10㎞ 이상 떨어져 있어 철새 도래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나룻배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석·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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