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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악몽’ 대형마트 설 특수마저 포기

중앙일보 2013.02.04 00:21 경제 2면 지면보기
이맘때면 한창 설 특수에 주력하던 이마트가 올해는 때아닌 생필품 할인전을 열기로 했다.


이마트 개점 20년 만에 최악 실적
선물·제수품 대신 생필품 할인전
롯데마트 재고처리로 만회 나서고
홈플러스는 1만원짜리 선물세트

 할인 판매할 2000여 개 품목은 화장지나 세탁세제, 믹서 등 하나같이 설과는 동떨어진 생활용품이 대부분이다. 반면 이맘때쯤이면 설 대목의 주역인 제수용품·선물세트는 뒷전으로 밀렸다. 전체 세일 품목의 20% 남짓에 불과하다. 설이 코앞에 닥쳤지만 제수와 선물세트 소비마저 실종되는 등 최악의 매출부진이 계속되자 생필품을 전면에 내세워 돌파구를 찾겠다는 ‘사연 있는’ 역발상 전략이다.



 이마트는 3일 “1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가량 줄어 개점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월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고객수, 고객 1인당 구매액(객단가), 월매출이 모두 주는 3중고가 현실화하며 개점 이후 최대 마이너스 실적이 났다는 것이다. 설을 맞아 명절음식이나 선물세트 등의 매출 증가를 기대했던 협력업체들도 아우성이다. 이마트에 채소를 납품하는 지은 농업의 김영걸 이사는 “예년엔 명절이면 채소류 매출이 보통 20%가량 늘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오히려 10% 이상 줄었다”고 울상 지었다.



 선물세트를 준비한 양주회사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유인식 차장은 “1월 영업실적이 15%가량 마이너스가 났다. 이 정도면 명절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마트는 이번 생활용품 할인전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4~14일 진행할 할인전에서는 2000여 개 품목(1000억원어치)을 최소 30%에서 최대 55%까지 싸게 판다. 쌀이나 오렌지 음료, 화장품, 완구 같은 생활용품 위주다. 이 중 200여 개 품목은 행사가 끝나도 10여 일 동안은 행사 때와 똑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품절제로’ 상품이다. 이마트 허인철 대표는 “극심한 불황이 명절 특수까지 집어삼켰다”며 “설이 코앞이지만 발상을 바꿔 생활용품 할인전으로 매출 부진을 탈피해 보자는 고육책”이라고 말했다.



 설 특수가 실종된 다른 대형마트나 백화점 역시 명절 특판이 사라지긴 마찬가지다. 롯데마트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3일까지 창고털이 땡처리에 나서 2400여 개의 생활용품(540억원어치)을 최대 50% 할인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설 선물 부담을 줄일 수 있게 1만원짜리 파격가의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냉동 블루베리, 사과와 배 세트, 김 세트 등 100여 개 선물세트를 1만원짜리로 준비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서울 역삼점은 4~7일 유모차와 보행기, 유아 의류 등을 모아 ‘제1회 프리미엄 베이비페어’란 이름의 유아용품전을 연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유아용품은 비교적 경기를 덜 탄다”며 “설빔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맞춤 기획전”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일찌감치 ‘큰손’으로 꼽히는 중국 관광객 모시기에 주력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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