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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임대희] 중국의 연쇄 호텔

중앙일보 2013.01.29 17:29
중국인들이 한국방문 뒤에 가장 불편하였던 것으로 숙박시설을 꼽는다. 그들 가운데에는, “한국의 숙소가 중국의 ‘대반점’보다도 못하다”고 불평하는 것이다. 시설에 붙여놓은 표지에 한글로만 적혀있기도 하고, 화장실 등에 중국어 표지가 있는 곳은 한곳도 없었다는 불만도 늘어놓았다. 여기서 중국의 ‘대반점’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에서는 숙박업소 등이 대부분 관공서의 산하 부서로서의 기구였던 곳이 많다. 그러니, 그들은 손님이 다시 이용하도록 하여서 영업 이익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개념이 없었고, 따라서 서비스를 더욱 향상시켜야 한다는 데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단지 외부적으로는 ‘대반점’라는 명칭이 붙어있으면 그곳에 숙박할 수 있는 신분이라는 데에 만족하므로, 서비스의 우열을 가리려고 하지 않고 ‘대반점’에 머물렀다. 그리고, 중국의 호텔업은 숙박부분보다도 식당부분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부유해지면서 1990년말부터 연회(宴會)전문 고급 음식점들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대반점”의 식당부분 수익에 차질이 생긴다. 중국정부의 강력한 민영화 정책에 따라서, “대반점”이 민영화되게 되자 정부 부문에서 연회하느라고 데려와 주던 귀빈들을 대부분 연회 전문 고급 음식점으로 데리고 가버렸으므로, 식당 부문의 손님 숫자도 대폭 줄어들게 되었다. 게다가 숙박부분에서도 고급손님은 외국계열의 국제급 호텔에 빼앗기고, 대중적 손님은 자신들의 개인돈을 쓰는 것이었으므로 연쇄(連鎖)호텔로 가버렸다. 이러다 보니, “대반점”은 보수 수리를 할 비용도 없어서 매우 지저분하다. 한국의 호텔이 중국의 “대반점”보다 못 하다는 불평은 모욕적인 비난인 것이다.

최근에 한국내에서도 재개발 지역에 호텔을 지을 경우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면서 관광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호텔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충분히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기업인이 이러한 호텔 시설을 마련해놓고, 이 호텔을 중국의 연쇄점 호텔 집단에 가맹점으로 가입하여 그들의 브랜드로 영업하는 것도 필요하다. 호텔의 각종 안내가 중국어로 되므로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하게 된다. 중국에서 예약도 쉬워질 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더욱 확보해 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중국의 신용카드인 은련(Union Pay)을 받아들이자,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커졌듯이, 중국의 브랜드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국인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편리해지고 따라서 즐겨 찾게 된다. 또한, 가령 역앞에 여관이 몇집 늘어져 있는 곳을 보면서, 이들이 주주(株主)형태로 합쳐서 연쇄(連鎖) 호텔의 규격에 맞추어 약간 개수하여 가맹점으로 들어가면 소비자들에게는 훨씬 편리해지지 않을지? 최근 한국에서는 이용자의 편리는 배려하지 않고 골목상인의 권익만을 보호하려고 하는데, 해당 업종의 발전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편익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근래에 중국에서 번창하고 있는 연쇄(連鎖) 호텔들은 다양한 형태의 숙소를 인터넷으로 쉽게 예약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한팅(漢庭)호텔 집단이나 진쟝(錦江)호텔 집단과 같은 경우에는 가격이 200위엔(元) 정도인데, 품질면에서 비교적 중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산하에 각기 전국적으로 1000여 가맹점(franchise)을 거느리면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연쇄(連鎖)호텔 집단이 거의 20여개 업체나 된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중하위급에 해당하는 7일(七天)호텔이나 루쟈(如家)호텔은 가격이 77위엔(元) 정도인데도 전국적으로 각기 1400여 군데의 가맹점을 가지고 있는 대중(大衆)호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호텔 가운데에는 전국적으로 기존에 있던 여인숙이나 여관 등의 점포를 연쇄(連鎖) 호텔의 규격에 맞도록 일부 내부 장식등을 바꾸어 수리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기존 건물로서는 고객을 받기가 어렵던 설비를 손질하여 연쇄(連鎖) 호텔의 가맹점으로 개장하면 손님이 급격하게 늘어나므로 역시 홍보의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점은 한국에서도 배울 점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에도 수많은 여관이나 여인숙이 있지만, 그 자체로서는 우중충한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 고객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연쇄(連鎖)형태로 바꾸게 되면 산뜻한 인상을 주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연쇄(連鎖)호텔의 명칭으로 아예 새로 지을 때부터 규격에 맞추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가령 재건축이 필요한 아파트를 활용하여 연쇄호텔로 변형하여 상업적으로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냥 호텔만 지어놓는 것이 아니라, 그 활용하는 바탕에는 연쇄(連鎖)호텔의 고객 회원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된다. 회원에게는 자그마하면서도 무언가 혜택이 돌아가는 보상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다. 마일리지도 있고, 아침식사제공도 있는데, 이점이 중국의 고객에게는 다시금 이 연쇄 호텔을 이용하게 만드는 흡인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연쇄(連鎖)형태의 업종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앞으로 중국의 경영형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연구과제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호텔뿐 아니라, 제빵이나 슈퍼마켓(超市)등의 분야에서 연쇄 형태로 가맹점을 늘여가면서 세력권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이러한 요소를 인정하면서 실리를 얻는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인도를 여행할 때에 Ibis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중국의 중상위권 연쇄호텔은 Ibis호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중국에도 홀리데이인 엑스프레스 (Holiday Inn Express; 智?假日酒店)가 있어서, 이들 중상위권 연쇄호텔보다도 서비스가 나은 외국계 대중 호텔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는 일본의 도요꼬(東?)인(Inn)호텔이 서울동대문, 부산역, 부산서면, 부산해운대, 대전등에 최근에 새로 개업하였는데, 이 호텔은 등급으로 보자면, 중국의 상위권 연쇄(連鎖)호텔들 보다는 수준높은 비즈니스호텔에 속한다. 이 호텔은 주로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다. 롯데시티호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여 진다. 호텔 점포수를 늘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라호텔을 일컬어 현실에 안주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하는 분도 있다. 그러한 기준으로 보자면 호텔은 각기 그 점포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한국의 고급 호텔이 외국에도 분점(分店)을 두어야 이용객이 외국에 나가더라도 그 호텔 그룹의 회원으로서 대우를 받으면서 편안하게 머물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만 점포를 두고 있는 고급 호텔은 서비스 가운데 마땅히 하여야 할 연속성 업무를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의 우수한 호텔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나아갈 만큼 서비스 수준이 높아졌다고 생각된다. 아울러 다양한 등급의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각 호텔 내에서 이미 십여년 이상을 근무해 온 직원들이 그동안 쌓아온 경륜을 다시금 활용할 수 있는 분점을 늘려나아가야 할 것이며, 또한 다른 등급의 숙박시설을 개발해 나아가는데 이러한 인적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임대희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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