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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20만원에 계산해" 교사가 학생들을…

중앙일보 2013.01.29 01:04 종합 12면 지면보기
억대의 국고보조금과 교비를 횡령한 전문대학 총장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또 학생들을 입학시킨 대가로 이 대학으로부터 돈을 받은 고교 교사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고3 한 명당 20만원” 포항대·교사, 학생 거래
48명이 모집 대가 2억 받은 혐의
7명은 1100만~4780만원 챙겨
총장 구속, 부총장 등 13명 기소

 대구지검 포항지청(지청장 이기석)은 수억원대의 국고보조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포항대 하모(70) 총장을 구속기소하고, 이 대학 부총장과 입학처 소속 교수 등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하 총장은 교직원들과 함께 2009년 4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재학생 충원율 등 대학 지표를 부풀려 전문대 교육역량강화 사업비 5억6000만원을 받아 낸 혐의다. 대학 측은 이렇게 받은 보조금을 교수·교직원의 해외여행 경비나 비자금 등으로 썼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또 이 대학에서 학생 모집 대가로 1000만원 이상을 받은 교사 7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1000만원 미만을 받은 교사 41명에 대해서는 경북도교육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고교 교사가 학생 모집 대가로 대학으로부터 사례금을 받아 사법처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대 홍보교수들은 2007년 4월 포항·경주지역 고교 3학년 부장교사들을 찾아가 “학생 모집이 완료된 뒤 1인당 20만원으로 계산해 사례하겠다”고 약속했다.



 포항의 한 공립고교 교사는 제의를 받고 포항대에 학생을 지원토록 하고 그 대가로 2008년 2월부터 2년 동안 3회에 걸쳐 4780만원을 받았다.



경주의 한 고교 교사는 같은 기간 학생 모집 대가로 2480만원, 포항의 또 다른 교사는 2200만원을 각각 받았다.



 포항·경주지역 고교 교사 7명은 이런 방법으로 포항대로부터 1100만원에서 4780만원까지 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대학 측은 해마다 수시·정시모집을 마친 뒤 학교별로 정확히 계산해 포장한 돈을 홍보교수들을 통해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대가 고교 교사들에게 제공한 돈은 모두 2억2800만원에 달했다. 고교 3학년 부장교사들은 대학에서 받은 현금을 유흥주점 회식비 등으로 사용하거나 3학년 담임교사들에게 나눠 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대의 신입생 수는 해마다 감소해 왔으나 교사에게 돈을 주고 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하면서 해마다 학생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지청 박병모 부장검사는 “대학과 교사가 공모해 학생을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며 “진로지도교사가 학생의 장래에 미치는 영향력과 신뢰도를 감안할 때 죄질이 중하다”고 말했다.



포항=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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