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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성장 여건 만드는 역동적 리더십 절실

중앙일보 2013.01.29 00:41 경제 6면 지면보기
“지금 세계 경제는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고 있다. 이런 시기엔 생존이 아닌 성장 여건을 만드는 역동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다보스포럼 10년 개근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참석자들 “세계경제 최악 벗어나”
신속한 의사결정·실천이 관건
리더의 복지부동은 범죄행위

 지난 23∼27일(현지시간)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던 김영훈(61·사진) 대성그룹 회장이 내린 진단이다. WEF에 10년째 개근하고 있는 김 회장은 “여전히 암울한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는 성장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앞으로의 관건은 과감한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본지가 28일 WEF를 마치고 귀국 채비를 하던 김 회장과 전화와 e-메일로 인터뷰했다. 김 회장은 고 김수근 대성 창업 회장의 3남으로 2000년부터 대성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세계에너지협의회(WEC) 의장으로 10월 대구세계에너지총회 준비를 총괄하고 있다.



 -포럼의 주제가 ‘불굴의 역동성’이었다.



 “세계 경제의 파국 가능성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역동성이 절실하다’며 이런 테마를 제안했다.”



 -올해 포럼의 분위기는 어땠나.



 “지난해 WEF는 공포감이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최악은 벗어났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왔다.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핵심 국가 정상이 다보스에 한꺼번에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유럽연합(EU)이 상당히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김 회장은 다만 “일부 기업인은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며 과도한 낙관은 경계했다. 아직 유럽 사정이 마음을 놓을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스페인의 경우 실업률이 26%, 청년 실업률은 55%에 달한다. 정치와 금융·교육 시스템 개혁 없이 유럽의 문제가 치유되지 못할 것 같다. 토론 참석자 한 명이 유럽은 ‘살기 좋은 곳’에서 ‘일하고 투자하기 좋은 곳’으로 바꾸려는 마인드 전환이 필요하다고 꼬집더라.”



 -유럽에 비해 아시아는 다소 여유가 있지 않나.



 “형편이 조금 낫다고 해야 할 듯하다.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얘기를 하더라. 아시아는 위기를 겪으면서 투자를 창출하는 경제 모델을 만들었고, 덕분에 최근의 위기를 더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위기 극복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과거와 현재에도 불확실성은 존재했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미국 베인앤컴퍼니의 오릿 가디시 회장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리더가 복지부동하는 것은 범죄 행위’라고까지 하더라. 그의 말대로 리더의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성장 여건을 만드는 것이 돼야 한다.”



 -왜 리더십이 새삼 주목받는가.



 “미국과 EU 경기가 나빠지면서 세계 경제에 리더십 공백 상태가 생겼다. 기업도 장기 침체를 헤쳐나갈 리더십 부재로 혼란에 빠졌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실행력이 관건이다. 불황에는 비용 절감도 중요하지만 생산·유통 과정을 혁신하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이다.”



 -보호무역주의가 복병이라는 지적도 있다.



 “교묘한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산 구매(BUY USA)’ 캠페인처럼 간접적으로 자국 시장 보호 정책을 편다는 것이다. 반대로 저개발 국가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보호주의를 일부 용인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다보스포럼은 기업인에게 어떤 통찰력을 주나.



 “다보스포럼은 전·현직 국가 정상 등 2600여 명의 세계적 리더가 모이는 행사다. 말 그대로 ‘다 보스(all the bosses) 포럼’이다. 이들과 교류하면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를 비즈니스에 접목하기도 한다.”



 -동생인 김성주(57) 성주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우리는 ‘비즈니스 남매’다. 서로 바쁜 일정으로 행사 기간 내내 못 만나다가 24일 ‘한국의 밤’ 행사 때 잠깐 봤다. 각자 비즈니스를 하면서 격려하고 응원해 주는 사이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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