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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도 많다, 혼자 떠나야 여행 맛이 나는 곳

중앙일보 2013.01.25 04:11 Week& 2면 지면보기
눈 덮인 아우라지역(위). 눈길을 달리는 꼬마열차.
한겨울 혼자 떠나는 기차여행을 꿈꾼다면 강원도 정선에 가서 정선선 기차를 타시라고 권한다. 정선선은 정선 민둥산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38㎞ 구간을 잇는 노선이다. 정선이 석탄으로 흥청댈 때 정선선 기차도 흥청거렸지만, 지금은 하루에 두 번만 기차가 들어간다. 승객도 거의 없어 여행의 고독을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코스다.


정선선 꼬마열차

 정선선 열차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정선선을 달리는 기차는 객차가 모두 네 량이다. 하나가 맨 앞에 있는 기관차이고, 맨 마지막에 있는 게 발전차다. 객차는 두 량이 전부다. 객차 두 량 달린 열차가 달리는 노선은 전국에서 정선선이 유일하다. 기차여행 매니어가 정선선 열차를 ‘꼬마열차’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민둥산역에서 정선선은 오전 8시28분과 오전 11시33분 두 차례 출발한다. 두 열차 모두 약 45분 뒤에 종점인 아우라지역에 도착한다. 중간에 딱 한 번 정선역에서 선다. 민둥산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요금은 2600원이다. 원래 정선선은 구절리역이 종점이었는데, 구절리역과 아우라지역 사이 6㎞ 남짓한 철길에는 지금 레일바이크가 달리고 있다.



 정선선은 간이역 여행 매니어에게 ‘성지’와 같은 곳이다. 별어곡역·신평역·나전역 등 이름난 간이역이 이 노선 위에 있다. 하나같이 깊은 골짜기에 파묻혀 있어 간이역 여행 의 필수 순례 코스지만, 정선선에 무궁화호만 달리면서 이 3개 간이역에서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정선선 간이역에는 자동차로 가야 한다.



 종점 아우라지역에서 민둥산역으로 나오는 기차는 오전 10시25분과 오후 5시35분에 출발한다. 정선선의 종점은 사실 민둥산역이 아니라 제천역이다. 정선선에 들어오는 열차도 제천역에서 시작한다. 제천역에서 출발하든, 민둥산역에서 출발하든 정선선은 승객이 거의 없다. 요즘엔 도로가 잘 나 있어 정선 주민도 정선선 열차는 좀처럼 타지 않는다. 텅 빈 꼬마열차만 눈 덮인 정선의 깊은 골짜기를 달릴 뿐이다.



 정선장이 서는 날, 그러니까 2, 7로 끝나는 날에는 서울 청량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열차가 운행한다. 서울에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관광열차여서 이때는 객차가 6량이 붙는다.



글·사진=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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