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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방학 중에 몸짱 되볼까” 학생 무료 비만 프로그램 인기만점

중앙일보 2013.01.25 04:04 6면
최근 ‘몸짱’ 열풍이 불면서 아산시 보건소가 운영하는 ‘비만 학생 방학 집중관리(이하 비만교실)’프로그램에 관내 청소년들이 몰리고 있다.


아산시 보건소서 운영

 7일부터 시작된 이번 프로그램에는 3대 1(정원 70명)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신청자 별 체지방을 측정하는 자격심사를 거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수강생 대부분은 막강한 뱃살의 소유자와 고도비만자 등 모두 BMI 25이상인 학생들이다.



 오전·오후반, 초등·중등·고등부 등 4개 반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방학 중 학습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는 시간을 골라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 전문 운동코치의 도움을 받으며 개인별 운동처방과 체계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보건소 영양사로부터 성공적인 몸짱만들기를 위해 개인별 식이일지를 쓰고 식단표 분석과 식이상담까지 받고 있다.



 외부 헬스클럽 등지에서는 2개월 코스인 비만클리닉 수강료가 15만~20만원씩이다. 하지만 아산시보건소는 모든 비용이 무료다.



 현재까지 2주간 수업을 실시한 결과 수강생 중에는 무려 5㎏을 감량한 수강생도 있다.



아산시보건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비만 학생 방학 집중관리’ 프로그램 수강생들이 영양교육을 마친 뒤 체력단련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식이일지쓰기 등 식생활 개선 위한 영양수업



21일 오후 2시. 아산보건소 2층 통합건강관리실에서는 초등부 영양수업이 한창이었다. ‘살과의 전쟁’을 선포한 초등학생 10여 명은 이승수(41)영양사의 말에 귀 기울이며 수업에 열중했다.



 “여러분 어제 뭐 먹었나요. 혹시 저녁 8시 이후에 야식을 드신 건 아니죠.”



 이 영양사는 아이들이 작성해 온 식이일지를 꼼꼼히 살피며 이렇게 물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 있는 듯 “어제 고기 안 먹었어요.”“밥도 한 공기만 먹었어요.” “요즘 엄마가 반찬을 채식 위주로 해줘서 맛있게 먹었어요.” 라고 답했다. 식이일지는 비만교실에 참가한 아이들의 식생활 개선을 돕기 위해 아산시보건소에서 자체 제작했다. 아이들은 식이일지에 아침·점심·저녁에 먹은 식단을 옮겨 적고 영양사는 개개인의 일지를 체크하며 칼로리를 적어줬다.



 “은지가 먹은 점심 식단은 칼로리가 너무 낮아요. 살을 빼는 것도 중요하지만 채식 위주로만 식사를 하면 영양분이 부족할 수 있어요. 두부와 콩 그리고 달걀 등의 고단백 음식도 많이 챙겨 드세요.”



 이 영양사가 김은지(10)양의 일지를 보며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자 “아 콩 싫은데…”라며 투정을 부리면서도 이내 “오늘부턴 먹어 볼께요.”라고 화답했다. 영양수업은 체력증진 수업 전 30분 정도 진행된다.



이 영양사는 남은 수업 기간 동안 ‘편식에 대해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음식’ 등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차근차근 아이들의 식생활을 개선시키겠다는 취지다. 이 영양사는 “아이들이 평소 영양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보니 올바른 식습관이 몸에 배어 있지 않다”라며 “운동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식생활을 하지 않으면 비만에서 탈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은 살이 찌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스스로 소외 받는다고 생각한다”며 “비만교실에 참가한 아이들이 살을 빼 건강함을 유지하고 자신감도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몸짱으로 거듭나기 위해 구슬땀



“하나, 두울, 세엣, 네엣~ 팔을 더 힘껏 쭉쭉 펴보자!” 30분 가량의 영양수업이 끝난 뒤에는 체력 증진수업이 열렸다. 운동처방사의 구령에 맞춰 아이들은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체조를 했다.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체조를 마친 몇몇 아이들은 운동처방사의 지도에 따라 런닝머신을 뛰기도 하고 벤치프레스를 이용해 근력운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갑자기 몸무게가 증가했어요. 움직임이 둔해지는 느낌을 받아 답답했죠. 특히나 불어난 몸을 보고 몇몇 친구들이 놀려댈 때면 마음이 아팠어요.”



 이동훈(12·가명)군은 비만교실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프로그램 시작 당시 측정한 이군의 몸무게는 69㎏. 키가 145㎝정도인 걸 감안하면 또래아이들보다 1.5배 이상 무겁다. 체지방 비율도 33%에 달했다. 하지만 이곳 프로그램을 열심히 참여해 2주 만에 2㎏을 감량했다고 한다.



 “돼지고기를 엄청 좋아했는데 2주간 거의 먹지 않았어요.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 이외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집이 6층인데 되도록이면 계단을 이용하죠. 남은 방학기간 동안 10㎏을 감량해 아이들이 부러워하는 몸짱이 되고 싶어요.”



 이군은 간단한 인터뷰가 끝나자 곧바로 런닝머신을 시작하는 열의를 보였다.



 수강생 중 가장 막내인 오윤선(9)양도 짧은 기간이지만 눈에 띄게 효과를 보고 있다. 키 130정도에 몸무게가 42㎏이나 나갔지만 지금은 39㎏으로 꿈에 그리던(?) 30대에 진입했다.



 “40㎏을 넘지 않았으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을 꺼에요. 어제 몸무게를 재니 3㎏정도 빠진 거 같아요. 앞으로 4㎏ 더 빼고 싶어요.” 오양은 “소시지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동안 못 먹었다. 엄마가 오늘 살 뺀 기념으로 소시지를 해준다고 약속했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아산시보건소에 상주하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정도(27) 운동처방사는 “주 3회 수업을 실시하는데 2일은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함께 해 체지방을 감소시키는데 주력하고 1일은 줄넘기와 개인 PT를 실시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이곳에서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몸무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건소에서 시행하는 각종 건강 프로그램 호응



아산시보건소는 비만클리닉 이외에도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연 클리닉(12주)’이나 회사나 관내 학교를 방문해서 진행하는 ‘비만탈출교실’을 연중 운영한다.<표>



 또한 마을회관 15개소를 돌며 ‘농한기건강체조교실’을 시행해 농촌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마을 노인들을 위해 건강체조, 가요댄스, 스트레칭, 건강교육 등의 강좌를 펼친다.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 지원 사업도 활발하다. 기초생활수급자와 관내 의료취약계층 및 저소득 주민 등을 위해 지역사회 의료기관과 연계한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 담당간호사가 저소득 가정을 직접 방문해 건강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의료 서비스와 함께 진료비나 수술비 지원 방법을 안내하기도 한다.



 곽향순 건강증진팀장은 “시민들이 보건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에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며 “올해부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만클리닉과 각종 건강관리프로그램을 확대해 더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영민 기자



◆BMI=Body Mass Index 카우프지수, 체적지수라고도 하며, 비교적 정확하게 체지방의 정도를 반영할 수 있어 가장 많이 이용되는 비만 지표다. 체중(㎏)÷키²(㎡)으로 계산한다. 이 신체질량 지수가 남녀 모두 22이면 사망률이 가장 낮고, 지수가 높을 수록 사망률도 높아진다. 대한비만학회는 한국인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경우를 비만으로 판정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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