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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 다보스포럼 올 화두로 부활

중앙일보 2013.01.25 00:28 종합 2면 지면보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펴고있다. 그는 “정치·경제·사회적 갈등을 일괄타결하면 미 경제가 붐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다보스 AP=뉴시스]


한동안 ‘경제 성장’은 사치스러운 용어였다. ‘위기 탈출’이 급선무였다. 미국 예일대 존 지나코폴로스 교수는 최근 LA에서 열린 경제콘퍼런스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성장은 잊혀진 용어 취급을 당했다”며 “대신 회복이 실현 가능한 꿈이었다”고 말했다.

“모든 이슈 일괄타결 하면
미국 경제 붐 이룰 수 있어”
일각선 “성장시대 끝났다”



 그랬던 성장이 올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화두로 부활했다. 포럼 첫날인 23일(현지시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그리스 출신으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LSE) 교수, 리처드 볼드윈 제네바대 교수 등이 일제히 “글로벌 경제의 파국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이제 성장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볼드윈 교수는 “유럽 상황은 여전히 힘들지만 미국이 앞서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바닥을 친 미국 주택시장에 주목했다. 은행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기업들에 자금을 빌려 주기 시작했다. 돈이 돌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다보스포럼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지난해 포럼의 주역들은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었다. 당시 그들의 입에선 우울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 ‘퍼펙트 스톰(유럽·미국·중국의 동시 파국)’ ‘더블딥(경제의 이중침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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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직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경제의 앞날을 희망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올 포럼 참가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가 희망을 선도하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진정 기미를 보인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다시 8%대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성장이 화두가 된 이유들이다.



 마침 올 다보스포럼의 주제도 ‘불굴의 역동성(Resilient Dynamism)’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위기에 굴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뛰어난 조직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주제를 그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주최 측이 활기차고 희망적인 주제를 내걸었다”고 평했다.



 논쟁은 자연스럽게 ‘미국 등 선진경제가 이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로 옮겨 가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이 발행하는 마켓매거진은 “WEF가 성장의 종언 논란에 대해 역동성이란 주제로 잘 대응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성장 종언은 바로 로버트 고든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의 분석과 전망에서 촉발된 논쟁이다. 고든 교수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19세기 이후 미국 경제 흐름을 장기 분석한 뒤 “이제 고성장시대는 끝난 것 같다”며 “앞으로 15년간 미국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4% 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엄청난 국가·가계 부채가 저성장을 강요할 것”이라며 “그 바람에 정치적 갈등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올 다보스포럼 첫날,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미국 경제가 다시 붐을 이룰 수 있다”고 단언했다. 전제가 있기는 했다. 그는 “서로의 잘못을 탓하고 희생양을 찾아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위기 이후 불거진 갈등들을 엄격한 사실 분석을 바탕으로 일괄타결(Grand Bargain)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기업, 국민이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이슈들까지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빅딜이 새로운 성장의 선결과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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