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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효과 안 따져보고 … 통영에 105억 푸는 고용부

중앙일보 2013.01.25 00:08 종합 12면 지면보기
정부가 2009년 8월 쌍용자동차 대량해고 사태가 났던 경기도 평택에 이어 경남 통영을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해 10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주력 산업인 조선업의 침체로 지역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진단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평택을 지원한 효과를 면밀하게 분석하지 않은 ‘깜깜이 지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73억 투입한 평택 이어 고용촉진지역 두 번째 지정 논란

 24일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1년간 통영 지역 사업주에겐 고용유지(10억원) 및 촉진(32억원) 지원금 등이 지급된다. 추가 실업 사태를 막고 퇴직자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무급휴직 중인 근로자에겐 생계비(최대 200명, 5억원)를 주기로 했다.





 지원을 받게 된 통영 지역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고용 관련 전문가들의 반응은 다르다. 통영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1073억원(중소기업청 지원 포함)을 지원한 평택에 대한 면밀한 분석 자료나 백서(白書)가 없어 효과적인 지원이 이뤄질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평택에 대한 지원이 큰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된 후 평택 전체의 재직 근로자(고용보험 피보험자)가 7425명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새로운 실업자(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도 이전에 비해 절반 수준(월 1008명→500명 이하)으로 줄었다는 점도 내세웠다.



 반면 노동문제 전문가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상동 연구위원은 “늘어난 고용보험 피보험자 중 상당수는 신규 취업자가 아니라 계속 일을 하던 사람들”이라며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영세기업들이 정부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뒤늦게 대상 근로자를 신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정책이 효과를 거뒀는지 알기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은 추적 조사를 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분석이 없으면 지원 효과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고용개발촉진지역과 비슷한 EZ·ECs(Empowerment Zones and Enterprise Communities) 제도를 운영 중인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지원 내용과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한다. EZ·ECs는 지역규모와 빈곤율·실업률을 기준으로 대상 지역을 선정해 기업이 해당 지역 거주자를 고용할 경우 1인당 최대 3000달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영국은 1990년대 말부터 고용특구 EZ(Employment Zone)를 지정해 지원해 왔다. 이를 관장하는 영국 노동연금부(DWP)는 지역 고용지원 사업을 한 뒤엔 수백 쪽짜리 상세 보고서를 발표한다. 여기에는 지원을 받은 구직자의 면담 내용까지 담겨 있다. 2000~2005년 리버풀 등 15개 지역에 EZ 지원을 한 뒤 2006년 발간한 보고서엔 한 실직자의 “직업센터를 통해 지역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없었다 ”는 불평까지 담겨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상호 책임연구원은 “평택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묻지마 지원’이 됐다”며 “외국처럼 상세한 사후 평가가 이뤄져야 다음 사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기섭 고용노동부 인력수급정책과장은 “앞으로는 지원대상 지자체에 주력 업종의 고용 개선방안을 미리 받겠다”며 “지원한 지 1년 후에는 실적 평가보고서를 내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개발촉진지역=고용사정이 눈에 띄게 악화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지정해 실업을 막고 재취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한국은행 기업경기실사지수(BIS) 중 기업경기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곳 ▶고용보험 피보험자 숫자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감소한 곳 등이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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