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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문서 1500상자 … 미 전 상원의원 특별한 기증

중앙일보 2013.01.25 00:02 종합 18면 지면보기
조셉 리버먼
미국 연방 상원의원을 23년간 지내다 퇴임한 70세 노(老)정객이 자신이 그동안 보관해 온 e-메일 등 기록물을 국가에 헌납했다. 주인공은 올해 1월 은퇴한 코네티컷주 출신 조셉 리버먼(무소속) 전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이다. 리버먼 전 위원장은 제112회 의회 회기가 끝난 지난 8일 자신의 e-메일 등을 워싱턴 국립문서보관소(NARA)에 기증했다. 미 연방의원이 개인 기록물을 정부에 기증한 건 처음이다.


리버먼, 40년간 의정활동 기록
국립문서보관소 등으로 보내
레이건부터 역대 대통령 메일
9·11테러 관련 자료도 포함

기록물 보관규정에 의하면 행정부 인사가 아닌 의회 인사가 기록물을 국가에 보관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리버먼은 “나는 오랫동안 열린 정부의 신봉자”라며 “상원의원으로 일하면서 주고받은 e-메일과 문서들은 후손들의 몫인 만큼 정부에 남기겠다”고 말했다.



 리버먼이 보관해 온 e-메일 중에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서부터 최근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e-메일도 포함돼 있다. 특히 국토안보위원회라는 위원회 특성상 2001년 9·11 테러와 관련한 자료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상원의원들도 미국의 역사를 정부에 기증하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리버먼이 이번에 제출한 e-메일 등 문서는 NARA의 규정에 따라 비밀 분류 등급을 거친 뒤 20~50년간 보관될 예정이다. NARA에 기증한 그의 e-메일 자료는 그가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에 처음 임명된 2001년부터 10년 넘도록 보관해 온 자료다.



 리버먼은 또 연방 상원의원 시절의 e-메일 외에 코네티컷주 의회 의원 등 정치에 입문한 1970년 이래 40년 이상 모아온 개인 문서와 일지 등도 의회 도서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그가 이번에 기록물로 남기는 자료는 상자 1500개 분량에 달한다.



 리버먼은 2000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앨 고어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도 했던 거물 정치인이다. 민주당 출신이면서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바람에 2006년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예비경선에서 낙선했지만, 당적을 유지한 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소속 당의 정치적 이해나 이념보다 사안별로 개인 소신이 강해 워싱턴 정가에선 ‘독립 무소속’ 의원으로 불려왔다. 한국 교민 사이에선 “미국의 조순형 의원”이라고도 불렸다. 스스로 “국내정책은 민주당, 외교와 국방정책은 공화당에 가깝다”고 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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