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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권위 성향 외환위기로 상대적 박탈감도”

온라인 중앙일보 2013.01.20 05:19
1964~73년. 2013년 현재 40대들이 태어난 시기다. 이들은 ‘486(80년대 대학을 다닌 60년대생)’과 ‘X세대(90년대 대학을 다닌 70년대생)’가 절반씩 섞여 있다. 그러다 보니 세대 구분이 쉽지 않아 ‘낀 세대’라고 일컬어진다.


문화평론가 이택광 교수가 말하는 40대

하지만 이런 복합적 성격이야말로 40대의 세대 특성을 설명해 준다. 문화평론가 이택광(45·사진) 경희대 교수는 현재의 40대가 미국의 ‘스윙 세대(The swing generation)’와 유사하다고 봤다. 본격적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세대이자, 개인 삶을 중시하고 민족보다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앞 세대와는 뚜렷한 가치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40대를 어떤 세대로 규정할 수 있나.

“이른바 486세대와 X세대가 섞여 있다. 미국의 세대 구분을 인용하면 1933년에서 45년 사이에 출생한 스윙 세대와 유사하다. 이들은 앞 세대인 ‘2차 대전 세대’와 뒤이은 ‘베이비부머’의 중간인데, 인구 구성상 소수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앞 세대에 비해 문화적으로 개방됐고, 60년대 미·유럽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앞뒤 세대의 가치관 사이에서 오락가락한 측면 때문에 스윙 세대로 불린다.”



-한국의 40대와 어떤 점이 유사한가.

“대중문화 세대라는 게 대표적 특징이다. 기존의 여러 규제와 근본주의에 대한 반발심도 엿보인다. 우리 40대도 탈가치·탈권위·탈규제 성향이 뚜렷하다. 같은 40대지만 일부는 위 세대와 마찬가지로 출세와 성공의 길을 걸었고, 일부는 외환위기(IMF) 세대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상대적 박탈감을 겪었다. 같은 40대 안에서 이질성이 존재한다는 것도 스윙 세대와 유사한 특징이다.”



-기존 세대와 가치관에서 차이가 있나.

“위 세대가 민족을 앞세운 데 비해 지금 40대는 한마디로 정상국가(Normal State)에 대한 지향이 뚜렷하다. 우리를 보호해 주고, 우리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국가를 원한다. 요즘 말하는 복지국가 담론과도 연결된다. 외부에서 주어진 게 아니라 자신들만의 이념과 가치를 만들어 낸 우리나라 최초의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생활에서는 어떤 특징이 엿보이나.

“무엇보다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위 세대보다 덜하다. 현재의 40대, 그리고 앞으로 40대가 될 사람들은 가족보다 개인 삶을 더 우선한다. 결혼을 하더라도 형편이 안 되면 아이를 안 낳거나 하나만 낳겠다는 자세다. 사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들이 한국 사회의 주축이 되면 많은 게 바뀔 수 있겠다.

“삶의 질이 50대 이상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 ‘내 집’에 대한 생각, 가족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고 교육하는 문제, 문화 향유 방식 등 여러 측면에서 그렇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처럼 혼자 즐기려 할 것이다. 하지만 혼자서 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중도 보수 또는 중도 합리주의 성향을 표출하리라 본다.”



-젊은 세대와의 갈등은 없겠나.

“한국 사회가 97년 이후 미국 중심의 세계 체제로 급속하게 진입했다. 20~30대는 벤처 또는 개척자 정신 등 미국식 가치관에 익숙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정기에 들어가는 40대는 20~30대와 가치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이승녕 기자 franc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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