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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미의 마음 엿보기] 잠이 부족해!

온라인 중앙일보 2013.01.20 00:03
일러스트 강일구
“잠이 부족해!” 하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많다. 자정이 넘어도 불야성에, 새벽에도 문자메시지가 뜨는 시대라 더욱 그렇다.



잠 때문에 고생한다고 다 불면증은 아니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잠에 대한 오해가 더 문제다.



우선 잠들기가 힘든지, 자다가 중간에 자꾸 깨는지, 너무 일찍 일어나는지, 낮에는 잠이 쏟아지는데 밤에는 잠들기 어려운지, 하나하나 짚어 봐야 한다. 수면이 부족하니까 잠을 빨리 자야겠다고 졸리지도 않은데 침대에 드러눕지는 않는지, 잠드는 데 방해가 되는 TV나 스마트폰 등을 켜 놓고 있는지, 잠을 청하는 데 필요한 정상적인 시간도 못 견디는지 살펴봐야 한다. 노인들은 눈 감은 뒤 잠드는 시간이 평균 18분 정도. 젊은 사람들은 그보다 짧다.



아주 졸리기 전에는 잠자리에 들지 않아야 하고, 오후 시간엔 가벼운 운동을 하며, 반짝거리는 각종 전자기기를 치워야 한다.



침실이 너무 덥거나 건조해도, 환한 조명이나 소음이 있어도, 당뇨나 전립선 비대 등으로 요의를 느껴도, 다리가 계속 움직이는 하지불안증후군, 갱년기증후군, 결핵, 갑상샘 질환, 심장병, 감염성 질환 등으로도 자주 깰 수 있다.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일 때문에 악몽을 반복적으로 꾸기도 한다. 보통 가위눌린다고 하는 것은 잠이 들 때 혹은 잠에서 깰 때 환각을 경험하는 증상일 수 있다. 우울증이 있거나 걱정이 되는 일이 있어도 새벽에 일찍 깬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수면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게 돼 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낮에는 하루 종일 졸린데 자고 나도 몸이 개운하지 않다면 코를 고는 등의 수면무호흡증이나 드물지만 발작성 수면졸음병(narcolepsy)은 없는지 봐야 한다.



보통 가벼운 수면인 단계 1을 지나면 뇌파 활동이 줄어들고 안구 운동이 멈추는 단계 2로 들어간다. 단계 3은 깊은 수면이라 깨우기 힘든데 다시 단계 2로 갔다가 단계 4, 즉 꿈을 꾸면서 안구가 빨리 움직이는(렘·REM) 수면으로 가기도 한다. 단계 1은 각성 상태와 비슷한 알파파, 단계 2는 세타파, 단계 3은 그보다 느린 델타파, 단계 4는 톱니 같은 뇌파를 보인다. 워낙 수면이 짧거나, 명상 등으로 수면 요구가 줄면 렘 수면이 박탈돼 꿈이 없다.



잠이 부족하면 기억력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성장호르몬 등의 필수물질 분비도 감소한다. 그래서 공부 잘하고, 성공하려고 무리해 잠을 포기하는 것은 아둔한 일이다. 꿈을 꾸게 되는 렘 수면 주기에 뇌신경물질들이 분비돼 뉴론의 연결이 보다 활성화하면 창조성도 증진된다. 분석심리학자 융은 꿈을 상징적으로 이해하면서 인간의 무의식을 봤던 것에 비해, 적지 않은 신경생리학자들은 꿈이란 단순히 특정 신경세포의 활성화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그들 말을 흉내 내자면 인간의 모든 사고와 감정 역시 단순한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성화(electrical activity)일 뿐이다. 전극을 들이대 그래프를 그린다고 정신이 이해되겠는가. 임상에서 꿈을 분석해 보면 당면문제뿐 아니라 내면의 콤플렉스에 대한 정보가 엄청난 양으로 쏟아져 나와 얘기할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잠에 대한 연구도 보다 통합적인 태도가 필요하단 얘기다.



이나미 정신과 전문의 융 분석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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