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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후보자 놓고 여야 격돌 예고

온라인 중앙일보 2013.01.20 00:00
새누리당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19일 복수의 당 고위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에 따라 새해 정국에서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누리 “결정적 흠 없다…청문회 표결”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중앙SUNDAY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의혹 제기는 다 거짓으로 드러났고 해명이 된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가 21, 22일 열릴 임명동의 청문회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질문 내용을 사전에 조율했다’는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또 다른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도 “이 후보자 관련 의혹들을 자세히 조사했지만 지명을 철회할 만한 결정적 흠을 찾을 수 없었다”며 “청문회에서 표결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혹이라고 제기된 내용들은 지나치게 부풀려진 감이 있다”면서 “이 후보자도 부당한 의혹 제기에 마음이 상해 나름의 대비를 해와 청문회에서 수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한 이 후보자는 그동안 위장 전입, 장남의 증여세 탈루, 기업체 협찬 강요, 부인 동반 해외출장 등 여러 의혹을 받아왔다. 19일에는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하던 2009년 독일 출장 때 주최 측이 제공한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비즈니스석으로 바꾼 뒤 차액 412만원을 헌재에 청구했다는 의혹이 민주당에서 추가로 제기됐다.



인사청문특위 소속 민주당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일부 헌법재판소 연구관들이 이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추진 중’이란 소문도 돌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융통성 없고 권위적인 업무스타일 때문에 헌재나 법원 후배들에게 ‘빵카(마음에 안 드는 상사를 골프장 벙커에 비유해 부르는 법조계 은어)’로 불릴 만큼 인기가 없었다. 비리 의혹을 야당에 흘리는 쪽도 이런 후배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헌재 관계자는 “청문회를 목전에 두고 연판장을 돌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겠느냐”고 부인한 뒤 “헌재 내부에선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들만 봐도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맞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후보자 외에 목영준 ·민형기 전 헌법재판관 등 모두 3명을 신임 헌재 소장 후보로 압축한 뒤 박근혜 당선인의 의견을 들은 끝에 이 후보자를 지명했다. 법률상 이 후보자 지명 주체는 이 대통령이지만 국회 임명동의가 필요한 인사에 박 당선인이 관여한 첫 케이스다. 그런 만큼 박 당선인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할 수 없다는 게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판단이라고 당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내 일부 의원이 사퇴 요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박 당선인의 첫 인사부터 야당에 밀리면 정국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청문회에서 반대표가 나오지 않게 확실히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권에선 이 후보자가 청문회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할 사태에 대비해 대체 후보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법률상 65세 이상은 헌재 소장 후보자로 지명할 수 없기 때문에 5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 사이에서 이 후보자를 대체할 인사를 찾아 보았으나 적임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인선의 어려움 때문에도 이 후보자 인사를 강행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강찬호·이철재·백일현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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