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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헌재소장 후보, 연구관들 기피 대상이었다" 논란

중앙일보 2013.01.16 00:43 종합 6면 지면보기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재판관 시절인 2011년 12월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한 선거 운동 규제가 부당하다는 헌법 소원을 심리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동흡(62)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적격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위장 전입, 잦은 해외 출장에 가족 동반, 미심쩍은 예금 증가, 기업체 협찬 강요 등 연일 이 후보자 관련 의혹들이 새로 터져나오면서다.


"재판관 때 자기 의견 강요"

 특히 국회 인사청문회(21~22일)를 앞두고 15일 헌재 내부 인사들마저 조직적인 임명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새 변수가 되고 있다. 헌재 내부의 반발 움직임은 이 후보자가 사상 첫 헌재 재판관 출신 소장 후보라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사실상 ‘첫 인사’부터 암초에 부닥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헌재와 법원 등에 따르면 많은 헌재 구성원은 이 후보자가 이미 국내 최고 헌법재판기관의 수장이 되기에는 부적절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보고 있다. 헌재의 A연구관은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이 되면 헌재 평의(評議)에서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거나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연구관은 “이 후보자가 헌재 소장에 취임하면 헌재를 떠나겠다”는 말도 했다. 후보자 지명 철회를 위해 연판장 작성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무엇보다 이 후보자 특유의 독선적인 스타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의 B연구관은 “이 후보자가 보수적 인사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후보자는 헌재의 기존 선례 가운데 자신의 입장에 맞는 것만 취사선택해 결정을 내렸다”며 “다양한 법리 가운데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헌법적 의사판단을 한다면 편향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재판관 시절 연구관들은 물론 동료 재판관들과도 갈등을 빚었다는 주장들도 잇따랐다. C연구관은 “이 후보자는 연구관들이 모시길 기피하는 대상이었다”며 “판사 시절 후배였던 동료 재판관에게 ‘배석판사’ 대하듯 자신의 의견을 강요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헌재 소장이 될 경우 평의에서 ‘월권행사’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헌재 평의는 헌재 소장을 비롯한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해 사건을 심리하는 자리다. 지금까지 역대 소장들은 중립적 입장에서 평의 주재만 하고 의사결정 과정에는 9명의 재판관 중 1명으로서만 참여했다. 재판관 9명의 의견이 고루 반영돼야 객관적인 헌법재판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중앙일보의 신뢰도 조사에서 국가기관 중 1위를 차지한 것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변화하는 시대정신을 반영해 왔기 때문”이라며 “편향적이라고 여겨지는 인물이 소장이 된다면 헌재가 객관적인 결정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일부 후배 법조인은 “이 후보자는 꼼꼼한 성격인 데다 일에 대한 열정이 있다”며 “이 때문에 고압적이고 권위적으로 비치는 측면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강국 헌재 소장 “ 선출방식 정비해야”=오는 21일 퇴임하는 이 소장은 이날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헌재 소장 선출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같이 재판관 호선(互選)으로 선출하거나 독일연방 헌법재판소처럼 의회의 3분의 2가 찬성하는 인사를 선출해야 한다는 거였다. 이 후보자 적격성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6년 전(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한 전효숙 헌재 소장 후보자 낙마 파문)에도 이런 적이 있었고, 6년 후에도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는다고 단언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다. 선출 요건을 엄격히 하면 정치편향이 심한 사람을 추천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 소장은 “두 가지는 모두 헌법 개정 사안이라서 앞으로 개헌 논의가 있을 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발언을 두고 “이 후보자가 소장 후보로 적절치 않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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