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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유재석 주춤, '신동엽' 잘나가…왜?

중앙일보 2013.01.16 00:12 종합 25면 지면보기


토크쇼인데, 사회자(MC)가 없다. MBC가 ‘놀러와’의 후속으로 14일 선보인 ‘토크클럽 여배우들’이다. 여배우 8명이 영화 이야기를 나눈다. 첫 회 시청률은 4.1%(닐슨코리아). 동 시간대 KBS2 ‘안녕하세요’(12.3%)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지만, 새로운 시도는 평가할 만하다.

대표 MC 3인방으로 본
방송가 예능의 대세



 MC없는 예능이 가능할까. 그간 예능 프로그램의 지존은 강호동·유재석이었다. 진행 스타일은 다르지만, 둘의 내공은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했다. 그런데 요즘 방송가엔 둘의 이름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 한 지상파 PD는 “이제 스타 MC의 얼굴과 카리스마만으로 관심을 끄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 틈을 타고 신동엽이 급상승하고 있다. 그의 부활을 계기로 예능 판도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이색토크·콩트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호동의 부진=지난해 11월 강호동의 복귀와 동시에 MBC ‘무릎팍 도사’가 부활했다. 두 달간 평균 시청률은 7.5%에 그쳤다. 예전 두 자리대 시청률을 거뜬히 지켰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강호동은 거침없는 입담으로 ‘센 토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과거가 있는 연예인 게스트를 초청해 그들의 지난날을 가차없이 헤집었다. 그의 진행 방식을 두고 ‘돌직구 토크’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그런데 요즘 모습을 보면 좀 심심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탈세 등의 이유로 본인의 도덕성에 흠집이 간 만큼 예전처럼 정곡을 콕콕 찌르는, 센 캐릭터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한마디로 ‘과거 있는 연예인 출연-도사의 거침없는 질문-스타 자성’하는 과정의 고리가 약해졌다는 이야기다.



  근본적으로 연예인 토크쇼의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프로그램의 경우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이 좌지우지됐다. 하지만 매회 차별화된 게스트를 구하는 게 어려울 뿐더러, 비슷한 포맷의 토크쇼도 넘쳐난다.



 김선영 TV평론가는 “방송보다 인터넷에서 연예인 가십이 더 자세히 다뤄지고 있다. 시청자는 기존 연예인 토크쇼보다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토크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게 트렌드”라고 말했다.



 ◆유재석의 정체=유재석이 그간 진행해 온 예능 프로그램은 4개였다. MBC ‘놀러와’ ‘무한도전’, KBS2 ‘해피투게더’, SBS ‘런닝맨’이다. 이중 ‘놀러와’는 폐지됐고, ‘해피투게더’의 시청률은 저조하다. 강호동과 비슷하게 연예인 초청 토크쇼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버라이어티쇼에서의 인기는 꾸준한 편이다. ‘무한도전’ ‘런닝맨’은 안정된 구성으로 여러 버라이어티쇼 가운데 수위를 달리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리얼 버라이어티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유재석은 최대 수혜자가 됐다.



최근 『일인자 유재석』을 출간한 방송작가 김영주씨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게스트와 잘 놀아주면서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는 MC가 필요한 상황에서 유재석은 딱 맞아 떨어지는 캐릭터의 소유자 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 리얼 버라이어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유재석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1박2일 PD였던 tvN 이명한 CP(책임프로듀서)는 “리얼버라이어티 예능 시장은 성숙기다. 새로운 예능 포맷이 필요한 때다”고 잘라 말했다.



 ◆신동엽의 부활= 신동엽은 지난해 KBS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2002년 같은 방송사에서 대상을 받은 지 꼭 10년 만이다.



일반인이 나와 고민을 이야기하는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인기 덕이 컸다. ‘안녕하세요’는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힐링캠프’를 제치고 동 시간대 프로그램 중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다 tvN의 ‘19금(禁)’ 개그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 고정 출연하면서 인기 상승 곡선을 탔다.



  사실 신동엽은 2000년대 들어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인기를 끌면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그 자신도 “저질 체력과 약한 성대 성태 탓에 버라이어티쇼와 나는 맞지 않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대신 그는 콩트·토크쇼 같은 스튜디오 예능에서 빛났다. 번뜩이는 재치와 애드리브가 장기였다. 서울예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연기력을 갖춘 것도 보탬이 됐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반인 토크, 콩트 등이 인기를 끌자, 신동엽의 주가도 크게 올라갔다. 특히 ‘SNL 코리아’에선 그의 능글능글한 ‘19금 유머’가 제대로 통했다. 신동엽은 현재 지상파·비지상파 합쳐 10여 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선영 평론가는 “신선한 예능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개성 강한 신동엽의 전성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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