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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시간도둑’… 국격 높일 기획 늘리길”

중앙선데이 2013.01.12 20:06 305호 24면 지면보기
8일 중앙 SUNDAY에 모인 제 1기 옴부즈맨들. 왼쪽 끝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동신(변호사)·백미영(주부)·박세환(대학생)·이상문(금융인)·남경민(화가)·권수미(번역가)·박영환(의사)씨. 조용철 기자
2007년 창간된 중앙SUNDAY는 지난해 1월부터 독자 옴부즈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한 주의 지면을 평가하는 옴부즈맨 칼럼이 매주 30면에 실린다. 옴부즈맨(Ombudsman)은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행정감찰관 제도로 시작해 오늘날엔 언론을 비판하고 독자 불만을 접수하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2012 중앙SUNDAY 독자 옴부즈맨 결산 좌담회

지난해 활동한 독자 옴부즈맨 8명 가운데 7명이 8일 중앙SUNDAY 뉴스룸에 모여 결산 좌담회를 열었다. 박영환(의사), 이동신(변호사), 이상문(금융인), 백미영(주부), 남경민(화가), 권수미(번역가), 박세환(대학생)씨 등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이들은 1년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중앙SUNDAY와 한국 언론에 대해 충고와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제1기 옴부즈맨으로 함께 활동했던 장호근(예비역 공군 소장)씨는 개인 일정상 이날 불참했다.

▶사회(이양수 편집국장)=중앙SUNDAY가 올 3월이면 창간 6주년이다. 1년간 활동하며 지면에 대해 느낀 점을 듣고 싶다.
▶박영환(의사)=‘일요일 아침을 바꾼다’는 창간 취지대로 일요일의 문화, 라이프 스타일을 바꾼 것 같다. 일요일 오전에 신문 보는 시간이 갈수록 길어진다. ‘밥도둑’이란 말이 있는데 중앙SUNDAY는 ‘시간도둑’이다(웃음). 그만큼 알차졌다는 얘기일 거다. 다양성과 깊이라는 두 개의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잘 살려가고 있는 것 같다. 중앙일보도 ‘열린 보수’를 표방하지만 중앙SUNDAY는 상대적으로 이념의 스펙트럼이 더 넓다는 게 강점이다.
▶이동신(변호사)=매 호마다 편차가 좀 있는 게 아쉽다. 어떤 주는 ‘이런 기사도 썼네?’ 싶을 정도로 산뜻하다는 인상을 받는데, 어떤 주는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 칼럼을 더 특화했으면 좋겠다. 다른 신문에서 접하지 못하는 주제를 선별해 가려운 데를 긁어준다면 지면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남경민(화가)=작년 12월 30일자 1면에 세상을 바꾸는 젊은 혁신가들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매우 인상 깊었다. 이런 식으로 중앙SUNDAY는 다루는 분야가 넓어지다가 또 깊어지는 식으로 다양성과 깊이를 고민하며 6년을 온 것 같다. 다만 특정 필진이 오래 쓰는 건 문제가 있다. 관점이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현상을 다룰 수 있도록 필진을 교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세환(대학생)=언론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중앙SUNDAY는 공부가 많이 되는 신문이다. 어떨 땐 정보가 너무 많아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다(웃음). 늘 정체되지 않으려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점도 좋다. 가령 빅데이터를 이용한 대선 분석 같은 건 차별화가 확실히 됐다. 다만 연재물 중엔 분야가 겹치는 건 조정이 필요한 것 같다. 가령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와 ‘홍은택의 중국 만리장정’ 등 중국 관련 기획이 많다. 새로운 분야, 새로운 필자를 계속 수혈했으면 한다.
▶이상문(금융인)=내 생각은 좀 다르다. 대중(對中) 수출 비중 등 국내외 환경을 따져볼 때 중국의 중요성에 비해 아직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턱없이 낮다고 본다. 중국에 대한 심층적 접근이 더 많이 필요하다.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에서 중국이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실패하는 당시 상황을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자본 중심, 권력투쟁 중심으로 가고 있는 지금 중국의 실상도 다뤄줬으면 한다.
▶권수미(번역가)=아직도 중앙SUNDAY는 이렇다 할 대표 상품이 없다고 본다. 애플 하면 아이폰, 삼성 하면 갤럭시S를 떠올리듯 가끔은 논란도 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는 대표 상품이 나와야 한다. 얼마 전 성폭행 혐의자가 수갑을 풀고 도망간 사건에 대해 어느 신문에서 자사 기자가 수갑을 차고 실제로 해보니 손이 작을 경우 뺄 수 있더란 기사를 실었다. 요즘 젊은 독자들은 기자 체험 같은 개인적인 접근법을 선호한다. 지식·재미·정보를 골고루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했으면 한다.
▶백미영(주부)=직장을 그만두고 학교에서 봉사를 2년간 했다. 교육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너무나 열악하다는 걸 실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도 그랬고, 교육 문제는 늘 정부와 언론의 관심에서 소외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요판 신문이라는 매체 특성상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기획을 하기가 더 좋을 것 같은데, 새해엔 교육 현장에도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한다.

▶사회=쓴소리와 칭찬 모두 감사하다. 신문산업이 위기라고 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조언도 부탁 한다.
▶박세환=신문의 위기는 정보기술(IT) 기기 발달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래서 ‘투 트랙(two track)’ 전략 얘기를 많이들 한다. 지금 중앙일보와 중앙SUNDAY가 이 전략을 비교적 잘 구사하고 있다고 본다. 중앙일보로는 대중적 접근을 하고 있으며, 중앙SUNDAY로는 오피니언 리더를 주로 공략하고 있다. 다만 경쟁지에 비해 이슈 선점 기능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박영환=동감이다. 문제를 제기해 우리 사회의 어젠다로 만드는 뒷심이 좀 떨어진다. 기사만 쓰지 말고 뛰어난 주제가 있으면 이를 캠페인화해서 이슈를 몰고 가는 힘도 필요할 것 같다.

▶사회=거기에 대해선 우리는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신문은 팩트 전달과 현상 분석을 우선해야 한다. 언론사가 주장하는 어젠다가 지면에 일상적으로 실리고, 양이 많아지면 결국 독자에겐 생각의 강요가 된다. 중앙SUNDAY는 어떤 틀이나 주장을 정해 놓고 지면을 만들지 않는다. 매주 백지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며 만든다.
▶이상문=중앙SUNDAY는 연재물과 칼럼의 경쟁력이 월등히 높았다. 신문을 읽으면 책을 읽는 것 같은 효과가 났다고 해야 할까. 이런 강점을 확대해 돈을 더 주고도 사볼 수 있는 고급 신문으로 포지셔닝하는 게 필수다. 다른 일간지나 주간지와는 격이 다른 매체로 인식시켜야 한다. 아이폰과 갤럭시S는 타사 스마트폰에 비해 가격이 비싸도 소비자 충성도가 유지된다. 브랜드 가치로 차별화됐기 때문이다.
▶백미영=트렌드만 좇지 말고 질을 높이는 것도 차별화다. 연재가 끝나면 당장 책을 내도 좋을 만큼 우수한 칼럼을 실어라. 예컨대 중앙SUNDAY는 인문사회적인 면에선 도움이 많이 되지만 경제면은 다른 일간지 경제면과 비교했을 때 아쉬운 점이 있다. 거시적이든 미시적이든 새롭고 독특한 시각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경제 칼럼니스트를 발굴해 독자들의 눈길을 붙잡았으면 한다.
▶박영환=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한 고급스러운 인터뷰가 많았던 점도 중앙SUNDAY의 특징이다. 그런데 북한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낮지 않았나 싶다. 물론 북한 얘기를 쓰는 건 오보 가능성 등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거다. 하지만 과거 김정남 단독 인터뷰로 성가를 올리지 않았나. 힘들더라도 북한 내부 정보를 좀 더 소개한다면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것 같다.
▶이동신=이념색이 강한 캠페인에 대해선 거부감이 든다. 그보다는 국격(國格)과 관련된 기획을 지면에서 보고 싶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에 진입했지만 선진국민으로서의 자존감은 낮다. 노벨 평화상을 제외하고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점, 전 세계적으로 어깨를 겨룰 만한 명문 대학이 없는 점 등 우리 사회가 업그레이드돼야 할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줬으면 한다.
▶권수미=사소한 특종과 낙종에 연연해하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 예방에 앞장서는 것도 선진 언론이 할 일이다. 법조 비리가 터지면 그제야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언론이 떠들기 시작하는데 사건이 표면화되기 전에 먼저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

▶사회=모두 저희가 귀담아듣고 반영해야 할 말씀이다. 2011년 말부터 잡지로 전환한 S매거진에 대한 관심도 컸던 것 같다.
▶남경민=사실 중앙SUNDAY를 보기 전엔 일간지 구독을 하지 않았다. 중앙SUNDAY는 S매거진 때문에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매거진은 버리지 않고 계속 모았다. 기존 신문의 틀에서 벗어난 산뜻한 레이아웃이 맘에 든다. 이에 비해 본지는 지하철 가판대에 놓였을 때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헤드라인이나 비주얼에 좀 더 신경썼으면 좋겠다.
▶백미영=S매거진을 즐겨 본다. 특히 미술 관련 기사가 상당히 만족스럽다. 그런데 음악 기사만은 유난히 추상적이라 아쉽다. 음악의 본질이 추상적인데 평론까지 추상적이어선 안 된다고 본다. 본지에 실리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씨의 ‘하노버에서 온 편지’가 설득력이 큰 이유는 추상적일 수밖에 없는 음악을 구체적으로 풀어주기 때문이다. S매거진 음악 기사도 좀 더 고민해서 개발했으면 한다.
▶권수미=예전부터 여러 번 지적했지만, 배달이 잘 안 되는 건 여전히 문제다. 주변에서 구독하는 지인들도 배달 사고에 불만이 많다.

▶사회=일요일 배달은 현실적으로 애로가 많지만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새해부터 중앙SUNDAY는 일요일 아침 신문이 배달되는 것과 동시에 ‘모바일 에디션’을 발행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서든 아이패드나 삼성 갤럭시노트 등을 통해 중앙SUNDAY와 S매거진·포토뉴스로 이뤄진 디지털 콘텐트를 볼 수 있다. 한국 신문에선 보기 드물게 유료화(1부 0.99달러, 1개월 2.99달러)를 단행한다. 일요일 배달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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